천하무적 홍대리
홍윤표 지음 / 일하는사람들의작은책 / 1998년 12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12.31.

만화책시렁 566


《천하무적 홍대리》

 홍윤표

 일하는 사람들의 작은책

 1998.12.31.



  뭔가 말끔해야 글이나 그림이나 빛꽃(사진)이 대단하다고 잘못 여기는 사람이 많습니다. 사람은 옷차림이 아닌 마음으로 봐야 하는데 말이지요. 어쩐지 차림새가 초라하면 떨어지거나 나쁘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아요. 사람은 키나 몸매나 얼굴이 아닌 오롯이 넋으로 마주해야 참답게 사귀는데 말예요. 《천하무적 홍대리》는 재미있고 따뜻합니다. 이다음에 나온 둘째나 셋째나 넷째는 재미없고 안 따뜻합니다. 그림님은 투박하고 거칠고 수수한 붓끝으로 첫자락을 여미었어요. 붓끝은 좀 모자라다 싶어도, 그림꽃으로 담으려는 마음이 넉넉했어요. 이와 달리, 둘째에 셋째에 거듭하는 동안 “뭔가 다르고 튀고 재미있어 할 줄거리”를 뽑아내야 한다고 여길 뿐 아니라, “깔끔하고 이쁜 그림”까지 빚어야 한다고 여기더군요. 일터에서 ‘대리’이든 ‘신입사원’이든 일을 말끔하게 해낼 줄 아는 사람이 아닙니다. 엇나가거나 넘어지거나 틀리거나 엎어질 수 있는 사람입니다. 엉뚱하거나 모르거나 어수룩할 수 있는 사람이에요. 찰칵 찍을 적에 흔들리기에 나쁜 빛꽃이 아닙니다. 다른 이를 흉내내거나 번듯하게 찍으려고 하니 덧없고 멋없습니다. 우리나라 그림꽃이 거의 죽어갈 즈음, 붓 한 자루로 ‘삶’을 이야기했던 손길을 돌아봅니다.


ㅅㄴㄹ


“너희 부장님은 어떤 분이냐?” “몰라? 야∼ 말도 말아라! 우리 부장님은 …… 엿듣기를 아주 좋아하는 분이셔!” (11쪽)


“홍대리! 기안 다 끝났어?” “예, 지금 갑니다. 여기요!” “토요일이 그렇게 좋아?” “그럼요!” (46쪽)


“이봐! 경고하는데 시계 좀 그만 쳐다봐! 퇴근시간 기다린다고 광고하는 거야, 뭐야? 시간이 궁금하면 손목시계를 차고 다니거나 탁상시계를 사! 요령이 없어.” “부장님.” “왜?” “지금 몇 시예요?” (7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