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말잇기 김영진 그림책 17
김영진 지음 / 길벗어린이 / 2023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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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12.25.

그림책시렁 1331


《끝말잇기》

 김영진

 길벗어린이

 2023.10.6.



  ‘김영진 그림책 17’으로 나온 《끝말잇기》를 보았습니다. 시골에서 살아가는 우리 집에서는 안 들여다보는 줄거리 가운데 하나입니다. 마당하고 뒤뜰이 있는 시골집에서 살아가는 하루는 늘 새롭고, 멧새하고 풀벌레가 노상 노래를 들려줍니다. 겨울이면 풀벌레가 흙으로 돌아가고서 바람이 새록새록 노래하지요. 두 아이를 돌보는 아버지로 살아가는데, 저는 아이들하고 끝말잇기를 한 적이 없습니다. 그저 우리말을 들려주고, 살림살이를 이야기합니다. 언제나 온갖 말로 서로 생각을 나누다 보니, 구태여 끝말잇기를 할 일이 없더군요. 다만, 제가 어릴 적에는 어머니하고 저잣마실을 하러 먼먼 길을 짐꾼으로 함께 걸어서 다녀오며 으레 끝말잇기라든지 여러 말놀이를 했어요. 그림책 《끝말잇기》에 나오는 낱말은 너무 서울스럽습니다. 잿집에서 살고, 쇳덩이를 몰다가, 이레끝에 겨우 뒷골을 오르고서 순댓국을 먹는 얼개이니, 이 틀에서 벗어나기 어렵겠지요. 그러나 따분합니다. 꼭대기까지 길(산책로)만 따라가야 할 뿐이고, 푸나무를 느낀다거나 푸나무랑 수다를 하지 못 하는 마음도 심심합니다. 서울에서는 어쩔 길이 없을까요? 서울 아이는 아빠랑 고작 이렇게 순댓국 사먹기로 마무리를 해도 즐거울까요? 풀빛을 등지며 뭘 배울까요?


+


어떤 아이는 순댓국이나 김치를 잘 먹을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아이가 순댓국이나 김치를 먹지는 않는다. 어른이어도 순댓국과 김치를 못 먹는 사람이 꽤 있다. 이 그림책을 읽은 어버이가 아이들한테 섣불리 순댓국이나 매운찌개나 김치를 먹이지 않기를 빈다. 적잖은 아이들은 매운것이 입에 닿으면 재채기를 하다가 사레가 걸린다든지 배앓이를 한다. 누구한테는 옛생각(추억)이 나는 순댓국일 수 있으나, ‘어른 눈길 옛생각’을 바탕으로 아이들한테 ‘먹을거리 이야기’를 함부로 들이밀지는 않아야 할 노릇이라고 본다.


ㅅㄴㄹ


+


운전 조심해서 와

→ 천천히 몰아서 와

→ 찬찬히 몰고 와

1


탁자 위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 자리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2


열 개가 껍질만 남아 있었거든요

→ 열 알이 껍질만 남았거든요

2


등산이 싫었어요. 힘들고 지루했거든요

→ 멧길이 싫어요. 힘들고 따분하거든요

→ 멧골타기가 싫어요. 힘들고 심심해요

3


아빠의 말에 그린이가 눈을 반짝였어요

→ 아빠 말에 그린이가 눈을 반짝여요

4


처음부터 그러면 반칙이야

→ 처음부터 그러면 나빠

→ 처음부터 그러면 얄궂어

4


산에 오르는 게 덜 힘들게 느껴졌어요

→ 멧길이 덜 힘들어요

→ 멧골타기가 그리 힘들지 않아요

4


정상까지 온 거야

→ 꼭두까지 왔어

→ 높이 올라왔어

10


엄마, 나 아빠랑 뒷산 정상에 왔어

→ 엄마, 나 아빠랑 뒷골 마루에 왔어

→ 엄마, 나 아빠랑 멧꼭대기에 왔어

11


별로 안 힘들었어

→ 그리 안 힘들었어

→ 안 힘들었어

11


순댓국 두 개 주세요

→ 순댓국 두 그릇이요

20


같이 먹으니 더 맛있었어요

→ 같이 먹으니 더 맛있어요

24


멀리 외출을 하던 날이었는데

→ 멀리 나간 날인데

→ 멀리 다녀온 날인데

24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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