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3.12.24.

오늘말. 함박바람


여름에 치는 돌개바람은 대단합니다. 몽땅 쓸어버릴 듯해요. 겨울에 몰아치는 노대바람도 허벌나지요. 다 뽑힐 듯합니다. 된바람이 되우 붑니다. 흔들바람이 모조리 흔듭니다. 회오리가 호로록 휩쓸고, 함박바람이 함박눈이나 함박비를 뿌려댑니다. 큰바람이 세차게 지나간 자리는 말끔합니다. 비바람이 퍼부은 하늘은 새파랗습니다. 높바람이 무시무시하지 않습니다. 불어야 하니 불 뿐입니다. 큰센바람은 그야말로 거세지만 무섭지 않아요. 이 땅을 쓸고 털어야 하니까 찾아옵니다. 벼락이 삼하다고 느낀 적이 없어요. 몰아치는 소용돌이가 싹쓸이를 할 듯하더라도 맨몸으로 마주합니다. 씽씽 휘모는 들길에 서서 팔을 벌립니다. 너울거리는 드센 바람을 온몸으로 마십니다. 아, 바람을 서슴없이 머금는 사람이란, 바람이일까요. 바람사랑일까요. 바람순이나 바람돌이인가요. 바람지기여도 즐겁고, 바람벗이어도 기쁩니다. 몰아치는 한바람이 흐르는 하늘빛을 바라봅니다. 물결치는 바닷물 같은 구름밭을 살펴봅니다. 우리는 바람님이 되어 훨훨 날아오를 수 있어요. 가볍게 날갯짓을 해요. 넘실넘실 춤사위로 이 하루를 살아요.


ㅅㄴㄹ


돌개바람·된바람·노대바람·높바람·센바람·흔들바람·회오리·회리바람·한바람·함박바람·큰바람·큰센바람·비바람·소용돌이·싹쓸이·씽·씽씽·쌩·쌩쌩·휘몰다·세다·세차다·거세다·드세다·빗발치다·바쁘다·부산하다·빠르다·끼얹다·쏟다·쏟아내다·쏟아지다·퍼붓다·벼락·벼락치다·마구잡이·닥치는 대로·막하다·서슴없다·너울거리다·몰아치다·들이치다·물결치다·바람·무시무시하다·무섭다·망탕·사납다·삼하다 ← 폭풍, 폭풍우


사람·벗·이·지기·쟁이·-꾼·-사랑·-님·-순이·-돌이 ← -사(師)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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