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3.12.24.

오늘말. 섬기다


구름이 짙게 덮으면 물끄러미 올려다봅니다. 봄여름이랑 가을에는 비가 오려나 하고 살피고, 겨울에는 눈을 뿌리려나 하고 헤아립니다. 그러나저러나 대수롭지는 않습니다. 맑거나 개거나 흐리거나 눈비를 날리는 모든 하루는 다르게 반갑습니다. 어쨌거나 하루를 밝히는 해와 눈비와 바람이에요. 더군다나 이 해바람비를 맞이하기에 푸른별이 푸르게 물들어요. 어느새 철이 바뀝니다. 시나브로 철이 찾아옵니다. 긴낮이 지나가면 겨울을 떠올려요. 긴밤이 지나면 봄을 그립니다. 그리고 새잎과 들꽃을 기다립니다. 아무튼 늘 다른 철마다 언제나 새롭게 맞이할 이웃을 생각합니다. 손잡고 나아가지요. 어깨동무를 하면서 걸어요. 굳이 한쪽을 섬기거나 받들지 않습니다. 또한 같이하는 살림일 뿐, 엎드려야 하거나 절해야 하지 않아요. 잘 하든 잘못 하든, 게다가 이렇게 하든 저렇게 하든 가만히 볼 뿐이에요. 우리는 동무인걸요. 동글동글 어울려요. 돕고 돌보면서 노래하지요. 뭐, 다툴 일이나 겨룰 까닭이 없어요. 스스럼없이 함께합니다. 추키지 않고 높이지 않으면서 나란합니다. 그러나 서로 아끼는 마음은 같이하지요. 개미랑 나비하고도 벗입니다.


ㅅㄴㄹ


가뜩·가뜩이나·게다가·하물며·그나저나·그러나저러나·그러나·그런데·그렇지만·그러하지만·그리고·다만·다문·또한·아무튼·암튼·어쨌든·어쨌거나·더구나·더더구나·더군다나·더더군다나·더욱이·뭐·바야흐로·시나브로·어느덧·어느새·하다·보다·-이나·-하고·한쪽·한켠·한곳·동무·벗·이웃·어깨동무·손잡다·같이·같이하다·함께·함께하다 ← 한편(-便)


모시다·기리다·떠받들다·받들다·섬기다·엎드리다·절하다·올리다·우러르다·추키다·치켜세우다·높이다·모심질·기림질·떠받듦질·받듦질·섬김질·엎드림질·올림질·추킴질 ← 예우(禮遇), 전관예우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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