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2.7.
《빼앗긴 사람들》
아민 그레더 글·그림/윤지원 옮김, 지양어린이, 2018.2.5.
마을 한켠은 까치가 잔뜩 무리짓고, 맞은켠은 물까치가 그득그득 떼지어 하늘을 덮는다. 아침에는 까마귀떼가 우리 집 뒤꼍이며 마당에 내려앉아서 놀더라. 겨울 늦은낮에 큰아이하고 읍내 나래터를 들르고, 가볍게 저잣마실을 하는데, 겨울 늦은낮은 저녁이라 여길 만하고, 시골버스도 읍내도 온갖 불빛으로 눈이 따갑다. 하늘을 안 보면 하늘을 모르겠지. 땅을 안 보면 땅을 모를 테고. 나무를 안 보니 나무를 알 길이 없다. 《빼앗긴 사람들》을 읽었다. 2023년에 이스라엘이 일으킨 싸움을 돌아본다. 이스라엘은 저쪽 놈들이 옛땅에서 안 떠난다며 짓밟고 죽인다. 저쪽 사람은 이스라엘 겨레보다 더 옛날부터 그곳에서 살았는데, 난데없이 쫓겨나야 하면서 먼 옛사람 숨결을 지켜려고 맞선다. 나라나 겨레가 달라도 얼마든지 한지붕에 한별(지구공동체)을 이룰 만한데, 왜 꼭 어느 터에 “한쪽 나라와 겨레”만 살아야 한다고 총칼을 앞세워서 윽박지르고 죽여야 할까? 모든 다 다른 나라와 겨레가 이웃이라면, 다같이 총칼을 없애야 맞을 텐데. 총칼을 때려짓는 돈 탓에 가난하고야 만다. 어떤 총칼도 어깨동무하고 멀다. 호미와 삽과 괭이를 쥔 손이어야 어깨동무를 이룬다. 나하고 너는 같다. 나랑 너를 가르니 남이고, 서로 어울려서 님이다.
#GliStranieri #ArminGreder
이방인 낯선 남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