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의자
길지연 옮김, 스즈키 마모루 그림, 다케시타 후미코 글 / 홍진P&M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12.17.

그림책시렁 1325


《작은 의자》

 다케시타 후미코 글

 스즈키 마모루 그림

 길지연 옮김

 홍진P&M

 2007.8.30.



  우리 곁에 있는 모든 살림살이한테는 마음이 있습니다. 걸상, 젓가락, 그릇, 신, 바지한테도 마음이 있어요. 우리 집안 살림살이를 함부로 다루거나 굴리거나 밟으면, 다들 아프고 괴롭고 눈물에 젖습니다. 곱게 다루거나 돌보면서 아낄 적에는 다들 웃고 노래하고 깔깔깔 수다잔치예요. 사람한테만 마음이 있지 않아요. 돌과 모래뿐 아니라, 비 한 방울과 바람 한 자락에도 마음이 있어요. 나뭇잎이며 가랑잎한테도 마음이 있고요. 들풀을 마구 뽑거나 풀죽음물을 함부로 뿌리면 다들 숨막히고 고단한 나머지 끙끙거리다가 죽어갑니다. 《작은 의자》는 조그마한 걸상이 태어나고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처음에는 들에서 우람하게 자라면서 숲동무한테 그늘이랑 푸른바람을 베푸는 나무였고, 어느 날 어느 할아버지 손을 거쳐서 ‘어린이하고 동무할 걸상’이라는 새몸을 입습니다. 어른은 못 앉고, 오직 아이만 앉는 걸상입니다. 아이가 앉아서 날개로 삼고, 아이가 부둥켜안으면서 마음을 달래고, 아이가 소근소근 말을 걸면서 꿈을 키우는 작은 걸상이에요. 어릴 적에 사랑받지 못 한 채 태어나는 아기란 없습니다. 우리 스스로 사랑을 잊을 뿐입니다. 작은 새가 내려앉는 작은 걸상처럼, 작은 어른 눈빛이 온누리를 살립니다.


#竹下文子 #鈴木まもる #ちいさいいすのはなし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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