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규장각 - 정조의 개혁 본부 조선의 싱크 탱크
손주현 지음, 김소희 그림 / 책과함께어린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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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3.12.14.

읽었습니다 279



  우두머리라는 자리에 선 이들이 ‘아랫사람’을 굽어살핀다고 하는 말을 으레 듣지만, 막상 살갗으로 와닿은 적이 없다. 오늘날 나라지기나 고을지기나 벼슬꾼 가운데 스스로 힘·돈·이름을 모두 내려놓고서 수수하게 살아가는 이가 몇이나 될까? 하나조차 없지 싶다. 지난날 임금과 감투꾼도 매한가지. 오늘날에는 ‘국민·민중·인민’을 읊고, 지난날에는 ‘백성’을 읊으나, 막상 예나 이제나 위아래틀이 단단하다. 《정조의 개혁 본부, 여기는 규장각》을 읽었다. 규장각 붓꾼 가운데 사람들(백성)한테 이바지할 길을 헤아린 몇몇을 살펴볼 수 있다만, 그들은 힘도 돈도 이름도 안 내려놓았다. 우리글이 태어났어도 중국글만 썼고, 임금을 섬기는 굴레였고, 사람들은 이리저리 휩쓸렸다. 규장각을 짚는 발자취는 나쁘지 않다만, 시골에서 흙집을 짓고서 수수하게 아이를 낳아 돌본 여느 어버이 발자취는 언제쯤 짚으려나? ‘그들’ 아닌 ‘우리’를 보고 얘기하고 나누어야 ‘역사’일 텐데.


ㅅㄴㄹ


《정조의 개혁 본부, 여기는 규장각》(손주현 글·김소희 그림, 책과함께어린이, 2023.7.3.)


+


《여기는 규장각》(손주현, 책과함께어린이, 2023)


나라가 부강하고 백성이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계속해서 찾았고

→ 나라가 세고 사람들이 즐거울 수 있는 길을 꾸준하게 찾았고

→ 힘나라에서 누구나 아늑할 수 있는 길을 잇달아 찾았고

5쪽


하늘 아래 어떤 것도 완전 처음인 것은 없습니다

→ 이 하늘에 무엇도 아주 처음은 없습니다

→ 온하늘에 어느 하나도 아주 처음이 아닙니다

6쪽


정확히 정중앙입니다, 전하!

→ 한복판입니다, 임금님!

→ 한가운데입니다, 임금님!

20쪽


군자란 자고로 돈을 돌 보듯 하고 늘 검소하고 소박하게 살아야 하거늘

→ 어진이는 곧 돈을 돌 보듯 하고 늘 단출하고 수수하게 살아야 하거늘

→ 곧은이는 무릇 돈을 돌 보듯 하고 늘 아끼고 조촐하게 살아야 하거늘

8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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