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3.12.11.

오늘말. -보다


듣도 보도 못한 꼴을 보면 하나도 안 아름답습니다. 스스로 값있는 길을 버리는 철없는 모습에 혀를 끌끌 찹니다. 누구나 반짝이는 숨결로 태어나는데, 거룩한 빛도 이슬 같은 마음도 잊어버리면 안쓰럽습니다. 좋게 좋게 넘어갈 만하지 않습니다. 대수롭잖게 지나치기에 얼마 안 되는 살림을 거덜내게 마련입니다. 반갑게 맞이할 하루를 그리기 어려울까요. 드높은 하늘처럼 스스로 파랗게 빛나는 길을 등지면 안타깝습니다. 누구보다 잘 하거나 못 하는 삶이지 않습니다. 비싸야 값나가지 않습니다. 바빠야 훌륭하지 않습니다. 예쁘게 꾸미지 않아도 별입니다. 조약돌 하나가 아름찹니다. 우리가 어른이라면 어린이한테 알뜰히 물려줄 보금자리를 헤아릴 노릇입니다. 우리가 어른스러우려면 글어른이나 그림어른이어도 나쁘지 않되, 살림어른에 사랑어른에 숲어른으로 피어나기를 바라요. 뭔가 대단하구나 싶은 일을 해야 하지 않습니다. 작은돌 하나처럼 조그맣게 하나씩 돌보기에 뜻있어요. 빗방울이 톡톡 온누리를 적시듯, 가만가만 톡톡히 스며드는 손길이 곱습니다. 온하루를 고맙게 맞이하고, 온마음에 포근히 꿈씨앗을 품습니다.


ㅅㄴㄹ


값있다·값지다·값가다·값나가다·좋다·곱다·곱다시·고맙다·대수롭다·대단하다·훌륭하다·뛰어나다·뜻있다·뜻깊다·비싸다·바쁘다·살뜰하다·알뜰하다·거룩하다·드높다·높다·눈부시다·빛나다·반갑다·반짝이다·별·빛·멋·멋있다·멋지다·얼마 안 되다·드물다·뜸하다·듣도 보도 못하다·한 줌·흔치 않다·아깝다·아끼다·없다·사람·사랑·아름답다·아름차다·예쁘다·이슬·작은돌·조약돌·톡톡히·피땀·하나·-보다 ← 귀중(貴重)


글어른·그림어른·어른·어르신·높다 ← 원로작가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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