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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판 오르페우스의 창 2
이케다 리요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2년 3월
평점 :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12.6.
책으로 삶읽기 869
《오르페우스의 창 2》
이케다 리에코
장혜영 옮김
대원씨아이
2012.4.15.
《오르페우스의 창 2》(이케다 리에코/장혜영 옮김, 대원씨아이, 2012)을 읽었다. 무슨 줄거리를 보여주고 싶은가 하고 한참 들여다본다. 촛불 한 자루 얹은 쪽배를 바람 세찬 물결에 뛰우면 흔들흔들하다가 훅 꺼지겠지. 이런 모습을 잘생기거나 멋진 모습으로 담아내고 싶을 만하리라. 굴레에 갇혔으나 굴레인 줄 모르는 채 허울(명예)로 여기며 우쭐거리는 사내가 득시글한다. 이런 곳에서 사랑을 꿈꾼다고 읊지만 정작 사랑이 아닌 짝맺기에 머무는 가시내가 한켠에 있다. 삶은 늘 우리 곁에 있다. 삶은 ‘우리 스스로’가 아니다. 사랑이 ‘우리 스스로’이다. 사랑을 빛씨앗으로 품은 숨결이기에 사람이다. 사랑을 하려는 사람이기에 삶을 누린다. 사랑을 하려는 사람이기에 삶을 편다. 삶이란 조각 하나요, 사랑이란 ‘삶이라는 조각을 맞추는 씨앗’이다. 그러니까 이런 이야기를 다루거나 담기보다는 ‘겉멋으로 기운 짝맺기를 마치 사랑인 줄 여기는 잘생기고 이쁜 순이돌이가 하늬옷(서양 제복)을 차려입는 얼거리로 무엇을 보여주겠는가.
ㅅㄴㄹ
“태어난 걸 감사한다고 했었지?” “응.” “누구에게? 신에게?” “난 그 정도로 독실한 크리스천은 아니야. 하지만 적어도 신을 저주한 적이 없는 것만은 확실해.” (44쪽)
“어휴, 언니도 참. 나잇값도 못하고 요란한 드레스나 입고 질척대는 꼴이라니 한심스러워서 정말. 시집도 안 가고 한 남자만 생각하는 여자의 집념도 저쯤 되면 꼴불견이라니까.” (121쪽)
“당신은 아무하고도 전혀 안 닮았단 말이지.” “하고 싶은 말이 뭐죠?” (122쪽)
“넌 침착하고 훌륭해. 나보다 훨씬 어른이야. 하지만 사람에겐 감정에 몸을 맡기고 분노해야 할 때가 있어! 왜 잠자코 있냐, 이자크!” (1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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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 정도로 독실한 크리스천은 아니야
→ 난 그만큼 오롯이 믿지는 않아
→ 난 그렇게 깊이 믿지는 않아
44쪽
하지만 적어도 신을 저주한 적이 없는 것만은 확실해
→ 그러나 적어도 하늘을 깐 적은 틀림없이 없어
→ 그렇지만 적어도 님을 미워한 적은 없어
44쪽
시집도 안 가고 한 남자만 생각하는 여자의 집념도 저쯤 되면 꼴불견이라니까
→ 짝도 안 맺고 한 사내만 생각하는 가시내 불꽃도 저쯤 되면 볼썽사납다니까
121쪽
저를 위해 그토록 절도를 잃을 만큼 화내고
→ 저 때문에 그토록 멋을 잃을 만큼 불내고
15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