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여기저기 2023.11.11.흙.
모든 곳에 숨결이 있고, 이 모든 숨결은 빛이 나고, 이 빛은 씨앗을 품고, 이 씨앗에는 꿈이 흐르고, 이 꿈은 사랑으로 열고, 이 사랑은 삶이라는 하루에서 피어나고, 이 하루는 늘 다르게 이야기란다. 숨결을 느낄 적에는, 빛을 보고 씨앗을 알고 꿈을 그리고 사랑을 짓고 하루를 열어 이야기를 듣고 들려줄 수 있어. 모두 네가 하기 나름이란다. 여기저기 뒤적여야 알아내거나 찾아내지 않아. 어느 곳에 가만히 머물면서도 모든 곳을 느끼고 읽고 보고 알게 마련이야. 왜 그렇겠니? 모든 숨결은 다 다르되, ‘숨결’이라는 대목으로는 같아. ‘다르면서 나란하게 속으로 담은 숨빛’을 느끼고 읽을 적에는, 눈을 감으면서 다 보고, 손이 안 닿더라도 다 느끼지. 너희는 ‘여행’을 한다면서 여기저기 ‘다니는 척’하지만, 마음눈을 틔우지 않은 채 움직이면, 막상 속빛은 못 보고 모르는 채 껍데기를 훑다가 그친단다. 어디에 가거나 있든 너는 너야. 걷거나 자거나 달려도 너는 너야. 안 먹거나 먹거나 너는 너야. 말하거나 듣거나 너는 너야. 빠르거나 느리거나 너는 너야. 네 숨결을 늘 돌아보고 새기면서 펴기에 너로서 오늘을 살고 여기에서 삶이라는 이야기를 여민단다. 네가 네 숨결을 모른다면, 어디에 있든 ‘참빛’하고 등진 채 휩쓸리고 헤매지. 넌 언제 가겠니? 넌 언제 그치겠니? 넌 무엇을 하겠니? 넌 무엇을 안 하겠니? 바람을 쏘이면, 바람은 갯내음도 담배내음도 꽃내음도 별내음도 훅훅 털면서 맑게 쓰다듬는단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