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허무 虛無
인생의 허무 → 삶이 덧없음 / 삶이 쓸쓸 / 삶이 허전
허무와 절망에 빠지다 → 멍하니 무너진다고 느끼다
삶에 대한 허무를 느꼈다 → 삶이 값없다고 느꼈다 / 삶이 뜻없다고 느꼈다
허무한 느낌 → 우두커니 / 허울스런 느낌
낙엽이 허무하게 차인다 → 가랑잎이 조용히 차인다
허무하게 지다 → 힘없이 지다 / 어이없이 지다
허무하게 무너졌다 → 그냥 무너졌다 / 초라하게 무너졌다
‘허무하다(虛無-)’는 “1. 아무것도 없이 텅 빈 상태이다 2. 무가치하고 무의미하게 느껴져 매우 허전하고 쓸쓸하다 3. 헛되거나 보잘것없다 4. 한심하거나 어이가 없다”를 가리킨다고 해요. ‘하염없다·덧없다·부질없다·어이없다·터무니없다’나 ‘허전하다·쓸쓸하다·초라하다·싫다’나 ‘넋나가다·넋놓다·얼나가다·어리둥절·어리벙벙’로 고쳐씁니다. ‘없다·있지 않다·보람없다·값없다·뜻없다’나 ‘비다·속없다·붕뜨다·뜬구름·허울’로 고쳐쓸 만하고, ‘그냥·그저·반드레·반들반들·번지레·번지르르’나 ‘빈그릇·빈손·빈몸·빈수레·빈이름’이나 ‘우두커니·물끄러미·멀거니·멍하다’로 고쳐쓸 수 있어요. ‘조용하다·소리없다·힘없다·어둠’이나 ‘이름만·이름뿐·이름치레·이름허울’로 고쳐쓰고, ‘털레털레·헐렐레·텅·텅텅·뻥·뻥하다’나 ‘하얗다·새하얗다·흐리다·흐릿하다·흐리멍덩’으로 고쳐쓰기도 합니다. ㅅㄴㄹ
하늘 향해 구원을 청하는 소리 한 번 내어 보지도 못하고 사라져 버린 목숨들. 생명이란 이토록 허무한 것인가
→ 하늘 보며 도와 달라는 소리 하나 내어 보지도 못하고 사라져 버린 목숨. 몸이란 이토록 쓸쓸한가
→ 하늘한테 부축을 비는 소리조차 내어 보지도 못하고 사라져 버린 목숨. 숨결이란 이토록 덧없는가
《거꾸로 사는 재미》(이오덕, 범우사, 1983) 77쪽
어쩐지 자포자기하고 있는 듯한 허무적인 무라이하고는 어딘가 성미가 맞지 않았다
→ 어쩐지 손놓은 듯한 멍한 무라이하고는 어딘가 마음이 맞지 않았다
→ 어쩐지 누워서 얼나간 듯한 무라이하고는 어딘가 뜻이 맞지 않았다
《빙점 1》(미우라 아야코/맹사빈 옮김, 양우당, 1983) 30쪽
일본제국주의에 대항하며 피흘리는 조국의 역사가 허무에 빠지는 것은 아니었으며
→ 일본 망나니에 맞서 피흘리는 나라 발자취가 헐렐레에 빠지지 않았으며
→ 마구나라 일본에 맞서 피흘리는 나라가 속없이 걸어오지 않았으며
《거듭 깨어나서》(백기완, 아침, 1984) 146쪽
사랑하는 사람을 몇 사람씩이나 사별하면서도 자신의 삶이 변화되지 않는 인생은 너무나 허무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 사랑하는 사람을 몇씩이나 떠나보내면서도 스스로 달라지지 않는 삶은 너무나 허전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 사랑하는 사람을 몇씩이나 잃으면서도 스스로 거듭나지 않는 삶은 너무나 보람없다는 생각이 든다
《기도해 보시지 않을래요?》(미우라 아야꼬/김갑수 옮김, 홍성사, 1988) 57쪽
무엇이 달라질 것인가 하는 식의 냉소주의가 끝내는 허무주의로 된 현실이다
→ 무엇이 달라지겠느냐는 듯 비웃다가 끝내는 넋이 나가는 오늘날이다
→ 무엇이 달라지냐며 비아냥이다가 끝내는 흐리멍덩한 요즈음이다
《그들이 대통령 되면 누가 백성 노릇을 할까?》(백기완, 백산서당, 1992) 212쪽
인간의 마음을 탐구해 보고 거기에서 진심어린 삶에 대한 열정을 찾아냈을 때 허무적인 블랙잭의 눈에도 언뜻 ‘부드러운 빛’이 머무는 것이다
→ 우리 마음을 들여다보고 거기에서 참다이 삶뜻을 찾아냈을 때, 어둡던 블랙잭 눈에도 언뜻 ‘부드러운 빛’이 머문다
→ 사람이란 마음을 캐내 보고 거기에서 꾸밈없이 삶빛을 찾아냈을 때, 흐릿한 블랙잭 눈에도 언뜻 ‘부드러운 빛’이 머문다
《아톰의 철학》(사이토 지로/손상익 옮김, 개마고원, 1996) 131쪽
온힘을 다해 일한단 허무함이 어떤 건지 상상하는 것 정도는 할 줄 아니까
→ 온힘을 다해 일한다는 덧없음이 어떠한지 생각할 줄은 아니까
→ 온힘을 다해 일한다는 부질없음이 무엇인지 생각할 줄은 아니까
《네가 사는 꿈의 도시 3》(야치 에미코/박혜연 옮김, 서울문화사, 2003) 13쪽
절망적인 상황을 모르고는 참 희망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지금의 어른들이 주는 허무감은 퇴폐를 향해 간다
→ 끔찍한 줄 모르고는 참빛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오늘날 어른들은 멀거니 고약하다
→ 진구렁을 모르고는 참길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요즈음 어른들은 붕떠서 구지레하다
《체르노빌의 아이들》(히로세 다카시/육후연 옮김, 프로메테우스출판사, 2006) 167쪽
마침내 너는 노력을 무의미하게, 승리를 허무하게 느끼겠지
→ 마침내 너는 땀을 값없게, 이겨도 뜻없게 느끼겠지
→ 마침내 너는 땀방울을 덧없이, 이겨도 텅 비겠지
《핑퐁 5》(마츠모토 타이요/김완 옮김, 애니북스, 2007) 51쪽
그 아픔의 대가로 얻은 것은 짧은 기쁨. 그리고 길고 긴 허무
→ 그렇게 아파서 짧게 얻은 기쁨. 그리고 길고긴 어둠
→ 그처럼 아프며 짧게 얻은 기쁨. 그리고 길고긴 쓸쓸
《라이언의 왕녀, 단편》(신일숙, 학산문화사, 2009) 409쪽
손으로 꾹꾹 눌러쓴 글자들의 행간을 채우는 것은 도저한 허무다
→ 손으로 꾹꾹 눌러쓴 글씨 사이를 채우기란 몹시 덧없다
→ 손으로 꾹꾹 눌러쓴 글씨 사이를 채우기란 참으로 쓸쓸하다
→ 손으로 꾹꾹 눌러쓴 글씨 사이를 채우기란 더없이 허전하다
《서서기행》(금정연, 마티, 2012) 170쪽
꽃대와 꽃받침은 공중에서 허무한 문양을 지웠다
→ 꽃대와 꽃받침은 하늘에서 빈무늬를 지웠다
→ 꽃대와 꽃받침은 하늘에서 조용히 빛을 지웠다
《물고기들의 기적》(박희수, 창비, 2016) 10쪽
고목처럼 걸어온 시간이 이리도 허무虛無할 수가 없다
→ 늙은나무처럼 걸어온 하루가 이리도 덧없을 수가 없다
《미안하다》(표성배, 갈무리, 2017) 89쪽
완전 적자로군. 허무하다
→ 아주 빈손이군. 덧없다
→ 아주 모자라군. 허전하다
《경계의 린네 24》(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7) 75쪽
설령 그게 물거품처럼 허무하게 사라지더라도
→ 어쩌다 물거품처럼 덧없이 사라지더라도
→ 때로 물거품처럼 부질없이 사라지더라도
《들꽃들이여 대지를 품어라》(이케베 아오이/김진아 옮김, 애니북스, 2018) 187쪽
우주 공간도 이 해역도, 산 인간의 생 따위는 허무하게 비칠 뿐이다
→ 별 바깥도 이 바다도, 산 사람 삶 따위는 허울로 비칠 뿐이다
→ 별 너머도 이 바다도, 산 사람 하루 따위는 초라히 비칠 뿐이다
《사이보그 009 완결편 3》(이시노모리 쇼타로·오노데라 조·하야세 마사토/강동욱 옮김, 미우, 2018) 87쪽
생래적 허무주의자 도리스 레싱은
→ 워낙 덧없게 보는 도리스 레싱은
→ 모름지기 허전꾼인 도리스 레싱은
《쓰고 싸우고 살아남다》(장영은, 민음사, 2020) 26쪽
마법의 힘으로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조종하는 건 너무 허무해요
→ 빛힘으로 좋아하는 사람 마음을 움직이면 너무 싫어요
→ 꽃힘으로 좋아하는 사람 마음을 다루면 너무 쓸쓸해요
《비블 양재점 1》(와다 타카시/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0) 104쪽
그중 하나는 허무주의자가 되어 모든 것이 무의미하다고
→ 이 하나는 덧없다면서 모두 뜻없다고
→ 이 하나는 텅 비어서 모두 부질없다고
《마음의 요가》(스와미 비베카난다/김성환 옮김, 판미동, 2020) 1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