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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세대를 위한 채식과 동물권 이야기 ㅣ 미래 세대를 위한 상상력 4
이유미 지음, 장고딕 그림 / 철수와영희 / 2023년 10월
평점 :
숲노래 숲책 / 환경책 읽기 2023.11.28.
숲책 읽기 213
《미래 세대를 위한 채식과 동물권 이야기》
이유미 글
장고딕 그림
철수와영희
2023.10.14.
《미래 세대를 위한 채식과 동물권 이야기》(이유미, 철수와영희, 2023)를 읽었습니다. 책이름에 붙는 그대로 ‘앞빛(미래 세대)’을 헤아려야 할 오늘날입니다. 머잖아 꼰대(기성세대)가 될 어린이나 푸름이가 아닌, 앞으로 어른이 될 어린이하고 푸름이를 헤아리는 이야기를 남길 노릇입니다.
풀밥(채식)이나 들빛(동물권) 이야기는 뜻있습니다. 그런데, 풀밥에 앞서 밭살림을 먼저 다룰 노릇이고, 들빛에 앞서 숲살림을 먼저 살필 일입니다. 가게에서 풀만 사다 먹기만 하면 되는 풀밥이 아닙니다. 시골뿐 아니라 서울에서도 누구나 ‘마당이랑 텃밭’을 누려야 합니다. 귀염짐승이나 곁짐승만 바라보는 길이 아닌, 모든 숲이웃을 헤아릴 일입니다.
그러니까 “채식과 동물권”이 아닌 “밭살림과 숲살림”을 들려줄 적에 비로소 어른스러우리라 봅니다. 씨앗을 어떻게 묻는지, 싱그러이 숨쉬는 흙은 어떤 빛깔이고 냄새인지, 풀잎을 함께 누리는 풀벌레랑 애벌레를 어떻게 마주할 적에 슬기로운지, 나비하고 벌은 우리 곁 어디에 있는지를 차근차근 짚어야겠지요. 그리고 풀을 가게에서 사다 먹을 적에 어떤 마음이어야 하는지를 짚고, 밭살림을 하는 우리 마음에 사랑을 어떻게 심어야 하는가를 알려줄 노릇입니다.
어린이하고 푸름이는 어버이가 사는 곳에서 함께 지냅니다. 그러나 앞으로 스스로 제금을 날 만하니, 앞빛으로 살아갈 어린이하고 푸름이한테 ‘서울 잿집(도시 아파트)’이 아니라, ‘시골 흙집’에서 살아갈 길을 알려주고 밝힐 일이에요. 우리가 스스로 서울(도시)을 떠나고 잿집(아파트)을 버리면 들빛(동물원)은 아주 저절로 살아납니다. 목소리만 높이는 들빛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먼저 스스로 서울을 떠나고 잿집에서 빠져나온 다음에 들빛을 말해야 옳습니다.
서울이라는 데에는 사람이 조금만 남는다면, 사람들 누구나 시골에서 저마다 다르게 도란도란 들살림에 밭살림에 숲살림에 멧살림에 바다살림을 짓는다면, 풀밥이나 들빛 이야기는 아주 쉽고 부드러이 스며들게 마련입니다. 비록 오늘날 거의 모든 사람들이 서울에서 산다고 하더라도, 이야기를 펴는 눈금은 ‘시골’로 맞추어야 무엇이든 하나씩 천천히 바꾸어 갈 수 있습니다.
ㅅㄴㄹ
다른 생명들의 삶의 터전인 무성한 숲은 경작하기 좋은 평평한 땅으로 변해갔어요. 숲에 살던 동물들은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었습니다. (36쪽)
땅과 하늘, 바다와 대기, 지구의 동식물과 인류는 모두 하나로 연결돼 움직이고 있어요. (50쪽)
인류가 동물을 다루는 방식에 생명 존중은 없습니다. 인류를 위해 존재하는 재료, 소모품, 대체품, 즐길거리에 지나지 않아요. (78쪽)
너무 빠른 속도 때문인지 사람들의 의식까지 함께 성장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117쪽)
+
오늘이 기적처럼 느껴집니다
→ 오늘이 놀랍습니다
→ 오늘이 대단합니다
5쪽
지금 가장 혹독한 시간을 보내는 별이기도 합니다
→ 오늘 가장 모진 나날을 보내는 별이기도 합니다
5쪽
인간의 힘이 아무리 위대해도 자연 현상 앞에서는 속수무책입니다
→ 사람힘이 아무리 대단해도 이아치면 손도 못 씁니다
→ 우리 힘이 아무리 커도 숲한테 꼼짝을 못 합니다
12쪽
지구는 빠른 성장이 가능했습니다
→ 푸른별은 빠르게 자랐습니다
→ 푸른별은 휙휙 컸습니다
21쪽
지구는 생명을 잉태하고, 지구에서 태어난 생명은 다시 지구가 건강하도록 기여한 것입니다
→ 푸른별은 숨결을 낳고, 푸른별에서 태어난 숨결은 다시 푸른별을 살렸습니다
→ 푸른별은 숨빛을 낳고, 푸른별에서 태어난 숨빛은 다시 푸른별을 북돋았습니다
22쪽
잔인하게 죽임을 당했어요
→ 끔찍하게 죽었어요
→ 슬프게 목숨을 잃었어요
36쪽
인간은 문제의 원인을 찾아 수정하지 않습니다
→ 우리는 곪은 데를 찾아 바로잡지 않습니다
→ 우리는 곯은 곳을 찾아 고치지 않습니다
69쪽
그때그때 수습하는 쪽을 택하고 있어요
→ 그때그때 때워요
→ 그때그때 매만져요
→ 그때그때 다듬어요
69쪽
수족관의 돌고래가 제 수명대로 살 리도 없습니다
→ 물살이터 돌고래가 제 목숨대로 살 턱도 없습니다
→ 물마당 돌고래는 제 숨결대로 살 일도 없습니다
79쪽
한 끼 음식의 선택에도 이렇게 많은 문제가 따를 수 있습니다
→ 한끼를 골라도 이렇게 말썽이 많을 수 있습니다
→ 한끼를 먹는데도 이렇게 나쁠 수 있습니다
15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