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3.11.27.

오늘말. 짊어지다


짐은 나눌수록 가볍고, 몫은 나눌수록 기쁩니다. 수고한 사람들이 수박을 나란히 놓고서 땀방울을 식힙니다. 어떤 일을 반드시 해야 한다면 고달프지만, 아무튼 씩씩하게 나설 수 있어요. 혼자 짊어지면 무거울 테지만, 힘들어도 때로는 기꺼이 맡으면서 걸어갑니다. 물결이 일면서 하얗게 부서지는 소리가 퍼집니다. 바람이 흐르면서 파랗게 빛나는 하늘이 감쌉니다. 곰곰이 보면, 이 별은 바다를 진 셈이요, 하늘은 바람을 안은 얼거리입니다. 다만 안간힘을 내거나 어거지를 쓰지 않습니다. 바다노래를 듣고 바람노래를 즐기면서 파랗게 어우러집니다. 높바람에 놀벼락이 치면 깜짝 놀랄 만하지만, 큰물결에 큰바람은 모든 자잘한 소리를 잠재웁니다. 소용돌이가 치면서 먼지를 쓸어냅니다. 이아치는 숲은 사람더러 부디 차분하면서 참하게 살림을 지으라고 외칩니다. 오늘 우리는 어떤 일을 하는 하루일까요. 사랑을 나누는 할거리일는지, 사랑을 등진 채 버겁게 돈주머니를 메는 굴레인지 돌아볼 노릇입니다. 힘으로는 아무것도 짓지 못 해요. 언제나 사랑으로 짓습니다. 어깨힘을 빼고, 주먹힘에 이름힘을 내려놓고서, 천천히 들길을 거닐 수 있기를 바라요.


ㅅㄴㄹ


짐·몫·수고·꼭·반드시·해야 하다·애쓰다·힘·땀·땀방울·땀흘리다·땀빼다·땀쏟다·땀내다·아무튼·암튼·어쨌든·일감·일거리·일몫·할거리·할일·억지·어거지·안간힘·우격다짐·고단하다·고달프다·고되다·힘겹다·힘들다·벅차다·버겁다·무겁다·무게·지다·짊다·짊어지다·무슨 일이 있어도·어떤 일이 있어도 ← 의무(義務)


너울·너울벼락·놀벼락·놀·물결·물꽃·물발·물살·몰개·물벼락·벼락너울·벼락놀·바다·소용돌이·큰물결·흔들물결·싹쓸이·싹쓸다·싹쓸물결·큰쓸이·이아치다·이치다 ← 해일(海溢)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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