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3.11.26.

숨은책 872


《이야기로 익히는 논리 학습 1 반갑다, 논리야》

 위기철 글

 김우선 그림

 사계절

 1992.12.15.



  1993년 11월에 치르는 셈겨룸(대학입시)부터 틀이 바뀌었는데, 1990년 늦가을에 갑작스레 알렸습니다. 그저 배움책(교과서)을 달달 외우는 틀로는 안 간다고 하더군요. ‘보습소’란 이름을 내건 적잖은 곳은 줄줄이 닫는데, 얼마 안 지나 ‘논술학원’이란 이름을 내건 곳이 줄줄이 서더군요. 또래는 새틀(새 대학입시)을 맞이하려고 으레 논술학원에 다닙니다. 우리 마을에서는 저를 빼고 거의 다 들어갑니다. 어머니는 어느 날 걱정스레 묻습니다. “얘야, 다른 아이들은 다 가는데 넌 왜 안 가겠다고 하니?” “어머니, 논술이란 스스로 생각하고 풀어내는 힘인데, 어떻게 학원에서 ‘스스로 생각하기’를 배워요? 터무니없어요. 그런 곳은 다 거짓말이고 돈장사예요. 그런 데에 헛돈 버리고 싶지 않습니다. 논술학원 다닐 돈과 짬이 있으면 책을 사서 스스로 읽고 새기면 돼요.” 《이야기로 익히는 논리 학습 1 반갑다, 논리야》가 1992년에 나옵니다. 우리 모둠 적잖은 아이들이 사읽고 돌려읽습니다. “야, 넌 이 책 안 읽어? 되게 좋은데?” “너나 읽어. ‘논리 학습’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니? 네 논리는 너 스스로 생각해야 기르는데, 책으로 길러 준다고 하면 순 거짓말이야. 그 논리란 그 책을 쓴 사람 논리일 뿐이야. 얼른 그 책을 버려야 네 논리를 길러서 네가 바라는 시험성적도 잘 나올 수 있어.”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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