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3.11.23.

오늘말. 들숲내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길에 가장 대수로운 밑동이 무엇일까 하고 돌아보면, 들숲내이지 싶습니다. 또는 멧들내이지 싶어요. 들숲바다라 여길 만하고, 숲들바다로 여길 수 있어요. 사람은 돈으로 산 지 얼마 안 됩니다. 아니, 사람은 돈을 움켜쥐려 하면서 서로 싸우고 다투고 겨루고 치고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갉고 말았어요. 들이며 내이며 숲이며 품던 무렵에는 언제나 서로 돌보고 헤아리고 살피는 푸른빛으로 살림을 지었습니다. 마음을 이루는 깊은 속에 푸른숨이 아니라 돈바라기를 심은 때부터 스스로 굴러떨어진 사람입니다. 바닥까지 굴러떨어지고도 아직 더 처박히려고 하는 사람입니다. 모든 말썽거리는 돈 탓에 불거집니다. 잔뜩 거머쥐어도 모자라다고 여기는 돈이에요. 끝없이 움켜잡아도 놓을 줄 모르는 돈입니다. 오순도순 지내는 살림집에서는 사랑이 대수롭습니다. 그러니까 푸른숲에서 사랑을 짓고 나누면서 살림을 빛내던 사람이에요. 숲에서 빛이 내리고, 숲빛으로 맑고 밝은 사람한테서 하늘이 깨어나며 내립니다. 모든 사람은 다 다르게 별이거든요. 오늘 하루를 별빛으로 누리는 즐거운 온숲으로 피어나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들내숲·들이며 내이며 숲이며·들숲·들숲내·들숲바다·멧들·멧들내·멧들내숲·멧들숲바다·멧숲·멧자락·숲·숲들·숲메·숲들내·숲들메·숲들바다·온들·온들메·온들내·온들숲·온숲·온숲내·온숲들·온숲메·푸른메·풀빛메·푸른숲·풀빛숲 ← 삼포지향(三抱之鄕)


굴·끝·땅밑·땅속·밑·밑동·밑길·밑바닥·바닥·속·안·아래·깊다·깊숙하다 ← 지저(地底), 지하


님앓이·님내림·빛내림·하늘내림 ← 신병(神病)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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