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3.11.23.

오늘말. 짜내다


착한 일은 거짓으로 못 짓습니다. 참한 말은 짜낼 수 있지 않습니다. 착하지 않으니 가짓스럽게 꾸며요. 참하지 않은 말이니 마구마구 짜서 폅니다. 사람은 어거지로 착할 수 없습니다. 우격다짐으로 밀기에 참하게 말을 하거나 글을 쓰지 않아요. 억지를 털어야 착한 몸짓으로 피어납니다. 어정쩡하게 밀려는 마음을 지워야 비로소 말빛을 참하게 다스립니다. 따로 배움터에 들어가야 배우지 않아요. 누구나 집에서 배웁니다. 집에서 살림하거나 일하는 사이에 저절로 배워요. 집일을 안 한다면 안 배우는 셈이에요. 집안일을 모르거나 등진다면, 눈비음으로 꼼지락거리는 셈이지요. 치레말로는 마음도 삶도 넋도 못 가꿔요. 사람손을 타야 푸르고 푸진 밭처럼, 따사로이 손보고 다듬을 적에 빛나는 마음이요 삶이며 넋입니다. 착한 일은 일부러 해야 하지 않아요. 참한 말을 부러 꺼내려고 해본들 덧없습니다. 똑같이 찍어내듯 만드는 굴레에는 숨결이 흐르지 않아요. 부드러이 매만지기에, 사랑으로 보살피기에, 바람이며 별빛이며 햇볕처럼 토닥이기에, 비로소 숨결이 흐릅니다. 함부로 구는 몸짓이며, 멋대로 퍼붓는 말은, 스스로 얼마나 메마른지 보여줄 뿐입니다.


ㅅㄴㄹ


거짓·거짓스럽다·가짓·가짓스럽다·건드리다·깁다·기우다·사람·사람손·사람힘·밭·손대다·손보다·손질·꼼짝·꼼지락·꼼질·꼼실·꿈쩍·꽃가꾸다·꾸미다·만들다·만지다·매만지다·너무·마구·마구잡이·마음대로·멋대로·막하다·함부로·눈비음·따로·뻥·치레·쥐어짜다·짜다·짜내다·메마르다·싸늘하다·팍팍하다·허수아비·부러·일부러·어거지·억지·우정·우격다짐·어설프다·어정쩡·얼치기·엉성하다 ← 인조(人造), 인공(人工), 인위


집일·집에서 하다·집에서 일하다·집일꾼·집지기 ← 재택근무, 홈워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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