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3.11.12.

오늘말. 같잖다


쇳덩이(자동차)가 다가오면 스르르 비키거나 기다리는 모습을 보면 시시합니다. 쇳덩이가 칠까 싶어 비키는 셈일 텐데, 사람이 먼저가 아닌 쇳덩이를 앞세우는 꼴은 엉터리입니다. 시골이건 서울이건, 사람이 오가는 길은 구지레하거나 아예 없거나 귀퉁이입니다. 쇳덩이가 오가는 길은 반듯하고 넓게 폅니다. 참으로 좀스럽고 추레한 짓입니다. 우리는 왜 스스로 변변찮거나 값없게 나뒹굴까요? 우리는 왜 사람을 헤아리는 마음을 잊은 하찮은 부스러기로 구를까요? 어린이한테 자리를 내줄 적에 어질고 아름답습니다. 온누리 모든 어버이는 아이부터 먹입니다. 어버이부터 먹고서 아이를 먹이지 않습니다. 어느 나라 어느 겨레도 아이가 마음껏 뛰놀고 신나게 누빌 만한 터전을 가꾸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갈수록 어린이가 설 자리가 좁아요. 초라하지요. 어린이를 뒷전에 내모는 터전이란 더없이 같잖습니다. 어이없어요. 어린이가 쉴 터전이 사라지니 그야말로 허방입니다. 노래칸이나 셈틀칸(피시방)은 어린이가 쉴 곳일까요? 아닐 테지요. 어린이가 한끼를 누릴 밥집은 몇이나 있을까요? 어느새 지저깨비로 뒹구는 허접한 우리 민낯, 후줄근한 속얼굴입니다.


ㅅㄴㄹ


같잖다·값없다·변변찮다·알량하다·시답잖다·시시하다·뜻없다·쓸데없다·쓰잘데기없다·쓸모없다·어이없다·어처구니없다·터무니없다·엉터리·엉망·엉망진창·엉성하다·어수룩하다·우습다·우스꽝스럽다·웃기다·곱재기·새알곱재기·생쥐·쥐새끼·쥐뿔·다랍다·더럽다·구지레·너저분·지저분·모자라다·못나다·멍청하다·바보·볼품없다·볼썽사납다·볼꼴사납다·꼴같잖다·꼴사납다·돌밭·자갈밭·졸때기·좀스럽다·좀·군것·군더더기·쪽·쪼가리·작다·자그맣다·조그맣다·좁다·좁다랗다·초라하다·추레하다·허접하다·보잘것없다·덧없다·부질없다·하찮다·하잘것없다·크잖다·후줄근하다·헛것·허튼·허방·허수아비·검불·보풀·부스러기·지스러기·지저깨비·지푸라기 ← 가소(可笑), 가소롭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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