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 / 숲노래 책읽기

책하루, 책과 사귀다 190 든



  네가 하든 내가 하든 하루를 짓는 길입니다. 우리가 하든 너희가 아든 사랑을 담아 살피니 아름다워요. 작은 책이든 큰 책이든, 값싼 판이든 비싼 판이든, 헌책이든 새책이든, 손수 장만하든 빌리든, 읽고 배워서 새롭게 펴는 마음이라면 모두 푸르게 마음을 가다듬는 책길을 밝히는구나 싶어요. 시골이든 서울이든 마당이 있는 보금자리로 살림집을 추슬러서 느긋이 풀꽃나무를 품기에 어깨동무하는 이웃으로 지냅니다. 들이든 숲이든 바다이든 사람만 살아가지 않습니다. 새이든 풀벌레이든 벌나비이든 숲짐승이든 모두 동무삼으면서 마음으로 생각을 나눕니다. 어제이든 오늘이든 모레이든 우리 삶이자 하루예요. 순이로 살든 돌이로 살든 저마다 사람빛을 밝히는 웃음노래로 춤사위를 펴고, 눈물노래로 다독일 줄 알기에 사랑스레 만나 짝꿍을 이룹니다. 어느 말을 혀에 얹든 사랑을 헤아리면서 푸른숲을 그리면 별빛으로 반짝입니다. 고단하든 지치든 아프든 괴롭든 가싯길이나 자갈길을 헤치고 나오면 꽃길이 나와요. 먹든 굶든 대수롭지 않습니다. 아무튼 우리는 스스로 든든하게 서고 튼튼하게 가꾸는 마음으로 이곳에서 만나고 헤어지면서 이야기를 지어요. 마음에 들든 안 들든 가리지 말고 사랑인가 아닌가를 살피며 아침해를 바라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