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3.10.27. 마누라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우리말 ‘마누라’를 다룬 국립국어원 낱말책 뜻풀이는 엉터리입니다. 그러나 국립국어원 낱말책만 탓할 수 없습니다. 먼먼 옛날부터 두루두루 쓰던 말씨를 아무렇게나 팽개친 우리 모두가 이런 엉터리 낱말책을 일군 씨앗입니다. 우리말 ‘마·머·모·무’가 어떻게 얽히면서 숱한 말빛과 말씨를 이루었는지 들여다보거나 생각하지 않으면 아무 실마리조차 못 찾게 마련입니다.


  우리말 ‘마누라’는 낮춤말도 깎음말도 아닙니다. ‘마누라’하고 ‘아가씨’는 높임말입니다만, 우리는 두 우리말을 높임말처럼 여기지 않는 마음으로 기울었고, 높임말인 줄 잊어버렸을 뿐 아니라, 말밑도 말뜻도 말빛도 제대로 안 살펴요. 그러나 두 낱말만 제대로 모르지 않아요. 거의 모두라 할 우리말을 제대로 모르고 안 들여다봅니다.


  그러면 우리는 왜 스스로 우리말을 안 들여다보거나 엉터리로 쓸까요? 다들 바쁘거든요. 바쁘면서 힘들거든요. 바쁘면서 힘든 탓에, 조금 짬이 나면 ‘그림(유튜브·영화·연속극)’을 쳐다보거나 ‘노닥(게임)’에 빠집니다. 머리를 제대로 쓸 마음이 사라진 우리 민낯입니다. 머리를 어질고 슬기롭게 펼 마음도 사라진 우리 모습입니다. 스스로 생각을 잊다가 잃기에, 외우는 한자말과 영어에 기울어요.


  이러구러 ‘마누라’ 밑말(어원)을 갈무리해 놓아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아침에 조금 추스릅니다. 아침맞이 집안일을 마저 하고서, 말밑찾기도 매듭을 지으려고 합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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