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0.17.


《어쩌다 고고학자들》

 세라 앨비 글·네이선 해킷 그림/김미선 옮김, 책과함께아이들, 2023.8.28.



새벽바람으로 길을 나선다. 버스에서 쉰다. 여수에서 내려 택시를 잡으려다가 시내버스를 탄다. 빙그르르 한 바퀴를 돈다. 가로지르는 길보다 조금 더 걸리지만 마을빛을 살피기에 좋다. 여수에서도 어린이·푸름이는 100원을 내고 버스를 탄단다. 오늘 ‘글읽눈(문해력 증진 수업)’은 ‘나무’란 낱말과 ‘나무이름’으로 이야기를 여민다. 이야기를 마친 뒤에 제법 걷는다. 다시 시내버스를 탄다. 여수버스나루에 닿아 고흥으로 돌아간다. 할배 손님 여럿이 ‘버스 민폐녀’를 놓고서 한소리를 하는데, ‘버스 민폐할배’가 참 많지 않나? 헛웃음이 나왔다. 낮에 보금자리에 닿는다. 오늘 한끼를 느즈막이 누리고서 곯아떨어진다. 《어쩌다 고고학자들》를 돌아본다. 줄거리는 나쁘지 않되, 왜 아직 ‘고고학’처럼 낡은 일본말씨를 붙드는가 궁금하다. 배움길(학문)이면 다 일본 한자말을 붙들어야 할까? 어린이를 헤아려 낡은 말씨는 말끔히 버리고서 새빛으로 새넋을 새말에 담을 수 있을까? 오래길(고고학)이란 오랜 살림살이에서 옛길하고 오늘길을 잇는 실마리를 찾는 눈길이라고 본다.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면서 바꾸고 갈고닦을 줄 알기에 사람이요 사랑이며 숲이다. 길든 말씨가 아닌, 익히며 가다듬는 말빛을 보일 적에 오래오래 아름답겠지.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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