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3.10.18.

오늘말. 거룻배


작은배를 무어 냇물을 건넙니다. 큰배를 무으면 바다를 가르겠지요. 조각배로 너른바다를 헤치는 길을 가거나, 거룻배를 띄워 난바다로 나아갈 수 있어요. 쪽배라서 앞날이 캄캄하지 않아요. 천천히 가도 되고, 여럿이 가도 됩니다. 혼잣길을 나설 수 있고, 함께 손잡고서 나란히 설 수 있습니다. 부딪히는 일마다 줄줄이 고꾸러지는 날이 있겠지요. 앞길로는 못 가고 뒤로 줄달음을 칠는지 모릅니다. 그러면 좀 돌아가기로 하지요. 한동안 쉬기로 해요. 더 배우고, 스스로 익히고, 새로 가다듬고, 거듭 갈고닦아요. 한 걸음을 옮기기까지 오래 걸려도 되거든요. 걸어가다가 지치면 그만두기도 합니다. 꼭 앞으로 내딛을 삶이 아닙니다. 언제나 다른 하루를 느끼고 살피면서 살림빛을 헤아리는 하루예요. 큰뜻을 잇지 않아도 좋습니다. 작은뜻을 이어가도 좋습니다. 마음하고 마음이 잇닿는 자리를 보면서 가만가만 걸으면 됩니다. 어딘가 안 어울리는 옷을 둘렀다고 둘레에서 핀잔을 하나요? 빙그레 웃어넘겨요. 여러 무리에 섞여야 할 까닭이란 없습니다. 홀로 호젓하게 피어나는 꽃 한 송이도 아름답습니다. 빨리 달려가서 거머쥐기보다는, 별빛에 손을 뻗어 봅니다.


ㅅㄴㄹ


가다·걷다·걸어가다·줄짓다·줄잇다·줄줄이·줄걸음·줄달음·뻗다·앞걸음·앞길·앞날·길·옮기다·움직이다·나아가다·내딛다·내디디다·잇다·이어가다·잇닿다·잇대다·달려가다·달리다 ← 가두행진


스스로배움·스스로하기·혼배움·혼자하기·혼잣일·혼일·혼길·혼잣길·홀길·혼자리·홀자리·홑자리·알아서 ← 자율학습, 자율훈련


작은배·조각배·쪽배·거룻배·거루 ← 일엽편주, 일엽주, 일편주


섞다·섞이다·여러·여럿·여러피·다르다·튀기·나란하다·같이·함께·어울리다·어우러지다·함둥이·함피·나란둥이·나란피 ← 혼혈, 혼혈인, 혼혈아, 다인종(多人種)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