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힘을 들이다 2023.7.24.달.



누구는 ‘힘들다’고 말을 하더구나, 툴린 말은 아니야. 그이 스스로 “힘이 들고” 싶었으니까. 그런데 누구는 ‘힘들이다’라 말을 하는구나. 사이에 ‘-이-’ 한 마디를 넣으면서 말도 말결도 말씨도 바꾸니, 새롭게 말꽃이 피는 말길로 나아가는구나. 누구는 “힘들다 = 하면 힘들다 = 할수록 힘들다 = 그저 힘들다”라는 굴레를 스스로 말하면서 짓고 누려. 누구는 “힘들이다 = 하려고 힘을 들이다 = 할수록 힘을 늘리다 = 늘 스스로 새로 빛나면서 짓다”라는 살림을 스스로 말하면서 이루고 나눠. 그러면, 너는 너한테 ‘어떤 말’을 ‘어떻게’ 들려주니? 넌 ‘힘들다’라는 말을 일삼니? ‘힘들이다’라는 말을 삼가 모시니? 모든 씨앗은 싹트고 뿌리내려서 숲을 이뤄. 네가 심는 말씨는 어떻게 싹트고 뿌리내려서 네 살림숲을 이루는 바탕으로 가니? ‘씨앗’은 ‘심’어. ‘심다 = 심 = 힘’이야. 심는 씨앗은 ‘힘’을 모습·몸으로 나타내고 움직이도록 북돋우는 빛이야. 그래서 ‘씨앗으로 움트’듯, ‘힘으로 움직’여. 네 넋은 몸을 입고 살기에 ‘움트고 움직일 씨앗·힘’을 바라지. 그리고 네 넋은 그저 ‘빛씨(빛알)’이기에, 오직 빛으로 흐르는 ‘마음’을 펴려 하고, 이 마음은 스스로 ‘기르는’ 밭이기에 ‘기운’이라는 빛을 일으킨단다. 타오르는 힘(씨)이라면, 기르며 자라나는 기운이야. ‘기름’이란다. 흐르는 물이고, 일어나는 ‘바다’이지. 바다요 바탕이고 밭인 마음이야.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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