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그동안 겪은 2023.7.23.해.
비가 내리면서 비우기에, 우리가 저마다 스스로 빚을 자리가 생겨. 비운 곳이기에 빛을 담아. 비우지 않은 곳은 빛이 튕겨나가. 비운 곳에 빗물을 담으니, 어느새 우리가 손을 내밀어서 흙을 만지고, 한 손은 빗물을 담고 한 손은 흙을 다루면서, 누구나 스스로 이루고 싶은 빛을 일구게 마련이야. 하나씩 한단다. 너도 나도 하나씩 하기에, 함께 이루고, 한꺼번에 일구고, 하늘빛을 담아. 너도 나도 쓸데없는 일(경험)은 한 가지조차 없어. ‘그 짓’을 ‘그때’ 했기에, 넌 너대로 ‘비울’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고 느끼고 알 수 있어. 알아차리렴. 그동안 겪은 모든 일은 이제부터 제대로 들여다볼 ‘어제’이면서, 이제부터 걷는 ‘오늘’이자, 앞으로 빛낼 ‘모레’야. 나쁘거나 슬프거나 아픈 어느 일을 겪었으면, 넌 몸도 마음도 ‘앓’아. 끙끙거리느라 드러눕지. 눈물을 흘리면서 밥도 끊어. 자, 보렴. 먹지 않고 몸을 누여서 오직 삶을 바라보고 꿈을 그리느라 앓기에, 넌 알을 깨뜨리고 나오면서 스스로 알아보는 눈으로 피어나. 알려고 묻고, 물어보면서 안으로 담고, 하나하나 담으려고 삶을 겪고, 겪은 모든 하루로 “나를 이루”니 ‘나이’란다. 나무에 나이테가 생기듯, 너희는 “나를 보고 아는 눈금”인 ‘나이’를 쌓아가.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