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온실가스 2023.7.20.나무.



비가 내리면서 고루 씻어. 빗물이기에 어디이든 안 가리고 씻어. 너희는 비처럼 온누리를 씻을 수 있을까? 네가 눈물을 흘리면, 너를 비롯해서 온누리를 씻지. 네가 웃음을 터뜨리면, 너와 함께 온누리를 일으키고. 비랑 눈물은 모두 씻고 털어서 비워. 해랑 웃음은, 이렇게 비운 곳에 새롭게 숨결이 일어나도록 살려. 씻김물인 비랑 눈물이 있기에, 푸른별이 맑고 밝단다. 살림빛인 해랑 웃음이 있으니, 푸른별이 즐겁고 새롭단다. ‘온실가스’란 무엇이겠니? 너희가 눈물·웃음을 잊고서 비·해를 잊는 동안에, 푸른별에 ‘씻음·살림’을 하나도 안 펴고 안 일으키면서 불어나는 ‘갑갑한 김’이 바로 ‘온실가스’야. 비로 안 씻고 해로 안 살리니까, 갑갑할밖에. ‘1회용품·플라스틱 줄이기’로는 온실가스를 없애지도 줄이지도 못 해. 푸른별 어느 곳이든지 비랑 해가 고루 덮을 수 있도록 집·마을·나라·터전을 모조리 갈아엎고서, 들숲바다를 이룰 노릇이란다. ‘비·해’를 바라보면서 받아들이는 마음에 몸으로 하루를 지낼 적에, 너희는 스스로 ‘눈물·웃음’을 되찾고서, 푸른별에 스미거나 끼어든 온갖 부스러기랑 티끌을 털거나 씻어. 억지로는 못 고치고 못 바꿔. ‘과학·기술·지식·진보·교육·종교·문화·예술·정치·경제’로는 온실가스뿐 아니라, 전쟁도 갈등도 그저 부추길 뿐이야. 울고 웃는 하루를 그리고 짓고 누리렴. 비를 반기고 해를 노래하렴. 스스럼없이 울고 웃으렴. 허물없이 춤추고 노래하렴. 두려움이나 걱정으로 스스로 갉는 짓을 끝내고, 네 이야기를 이루고 이을 오늘을 펴 봐.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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