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3.10.7.

오늘말. 안 낳다


어디로 갈는지 헤아립니다. 빨리 갈 길이 있고, 느긋이 걷는 길이 있습니다. 날렵하게 건너갈 수 있다면, 폭삭 무너진 데를 살금살금 지날 수 있습니다. 윗도리에는 들꽃 한 송이를 꽂습니다. 한 손에는 햇살을 받아요. 한 발에는 흙내음을 큼큼 맡으면서 바람을 휙휙 가르듯 날갯짓으로 뻗습니다. 우레같이 비가 쏟아지면서 하늘을 씻습니다. 하늘을 가득 덮은 구름은 우르르 빗방울을 쏟기도 하지만, 가뭄으로 물길이 끊긴 곳을 잇기도 합니다. 촉촉히 덮는 빗줄기를 바라봅니다. 하늘도 바다도 들숲도 사람들이 스러지도록 그냥 두지 않아요. 모든 숨결이 어우러지는 푸른씨앗처럼 날면서 감싸 줍니다. 우리나라는 갈수록 아이를 안 낳는다고 하는데, 잿빛으로 큰고장이 늘어나고 부릉부릉 벼락같이 달리는 쇳덩이가 가득한 데에서는 아이가 더는 안 태어날 만합니다. 누가 시켜야 낳는 아이가 아니고, 나라가 막으니 아이그만일 수 없어요. 맨발로 거닐 골목에, 맨손으로 받는 빗꽃에, 맨몸으로 싱그러이 바람을 쐬면서 별빛을 누리는 곳이라면, 스스럼없이 아이를 낳아 돌볼 만해요. 숲이 살아야 사람이 살고, 사람이 포근히 숲을 품기에 서로서로 사랑스럽습니다.


ㅅㄴㄹ


빠르다·발빠르다·빨리·재다·잽싸다·재빠르다·날다·날래다·날렵하다·날쌔다·날개·나래·바람같다·벼락같다·우레같다·천둥같다·뛰어나다·빼어나다·훌륭하다·휙휙·씽씽·날름날름 ← 준족(駿足)


사라지다·스러지다·슬다·없다·없어지다·있지 않다·저물다·죽다·폭삭·아작·거덜·씨말리다·와르르·와그르르·우르르·끊다·끊기다·끊어지다·자취를 감추다 ← 절멸


윗도리·윗옷·웃통·저고리·적삼 ← 상의(上衣)


아이멈춤·아이멎기·아이그만·아이끝·아이막이·안 낳다·아기를 안 낳다 ← 산아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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