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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불륜 2
히가시무라 아키코 지음, 김주영 옮김 / 와이랩 / 2019년 6월
평점 :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10.5.
만화책시렁 331
《위장불륜 2》
히가시무라 아키코
김주영 옮김
와이랩
2019.6.21.
여수에 있는 어린배움터에서 글눈(문해력)을 북돋우는 이야기를 하려고 찾아가는 길에 일부러 마을을 빙 돌았습니다. 집하고 배움터 사이를 오가는 어린이가 마을에서 무엇을 보고 듣고 느끼는가부터 헤아리려고 천천히 거닐었어요. 고흥에서도 인천에서도 서울에서도 부산에서도 매한가지인데, 어린이가 집하고 배움터 사이를 오가는 길에 담배꽁초하고 쓰레기가 참 많고, 아무 데나 세운 쇳덩이(자동차)가 그야말로 그득해요. 가만 보면 어린이는 쉬거나 놀거나 어울리거나 숨돌릴 골목이나 빈터가 아예 없는 오늘날입니다. 어느 고장에 가도 똑같습니다. 어린이는 어른 둘레에서 뭘 배울까요? 《위장불륜 2》을 읽었습니다. 그림꽃님은 일본순이입니다만, 우리나라를 무척 좋아해서 자주 찾아온다고 합니다. 일본하고 우리나라 사이를 오가는 길에 ‘한류 드라마와 영화’에서 본 이야기를 그림꽃님 나름대로 새롭게 여미어서 ‘바람핀 척하기’를 그려냅니다. 즐겁게 살면서 놀고 싶은 마음이 흐르고, 달콤하게 밤낮을 보내면서 녹아내리기를 바라는 마음이 감돌고, 늘 똑같아 보이는 하루를 찌릿찌릿 새롭게 바꾼다고 여기는 마음도 넘실거립니다. ‘불장난(불륜)’이 재미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냥 ‘사랑’을 하면 될 텐데 싶어요.
ㅅㄴㄹ
‘위험해. 너무 즐거워. 이렇게 연하의 남자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이렇게 실컷 웃는 내 모습도 존재했구나.’ (41쪽)
‘언니는 불륜을 하고 있어. 진짜 불륜을.’ (102쪽)
편집자 분들은 늘 이렇게 말합니다. ‘기다리는 독자들이 있으니까 열심히 그리셔야죠’라고요. 그런 건 만화가 스스로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요. 그렇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요. (14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