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3.9.27.

오늘말. 책소리꽃


봄여름에는 몇 마리 제비가 작게 모여서 한짝을 이루는 날갯짓을 봅니다. 여름이 저물고 가을로 접어들면 커다랗게 무리를 이루어 하늘을 덮고 들을 가르면서 노래하는 제비춤을 봅니다. 바다를 가르려고 함께가는 제비입니다. 한짝꿍이 낳은 새끼 제비는 무럭무럭 커서 첫 먼마실을 같이갑니다. 이듬해 봄이 오면 새삼스레 같은길을 거슬러서 날아올 테지요. 땅바닥에 닿을 듯이 낮게, 구름에 잠기듯 높게, 손을 뻗으면 만날 듯이 지붕 곁에서 반짝이는 빛줄기처럼 바람을 가르는 제비를 바라봅니다. 우리는 이웃으로 여러 달을 지냈습니다. 처마밑에 둥지를 틀지만 사람한테 잡히지 않는 제비는 수수께끼입니다. 아니, 사람한테 둥지틀기를 알려주고, 사람한테 보금살림을 보여주는 제비라고 여길 만합니다. 사람은 제비한테 길을 묻습니다. 사람은 하늘과 땅 사이를 홀가분히 날아다니는 제비한테 오늘을 물어요. 마당에서 마지막 제비춤을 바라보면서 책을 읽습니다. 아이들도 듣고 제비도 듣도록 책소리꽃을 밝힙니다. 나무도 책소리를 듣습니다. 풀벌레하고 두꺼비도 책노래를 듣습니다. 서로 다른 목소리로 책소리빛을 나눕니다. 한가을이 깊습니다.


맞추기·알아맞히다·물음·묻기·수수께끼 ← 퀴즈(quiz)


-네·떼·무리·모임·서로·우리·사이·틈·틈새·켠·쪽·갈래·여러·여럿·여러사람·한짝·한짝꿍·한짝님·한짝지·함짝·함짝꿍·함짝님·함짝지·한통속·한통·같은걸음·같은길·같이가다·같이걷다·함께걸음·함께가다·함께걷다 ← 일행(一行)


불·불빛·불살·빛·빛살·빛줄기·반짝·번쩍 ← 램프(lamp), 남포(lamp), 등(燈), 등불(燈-), 등화(燈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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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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