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망소녀 히나타짱 5
쿠와요시 아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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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9.27.

몸을 내려놓고서 새롭게



《할망소녀 히나타짱 5》

 쿠와요시 아사

 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21.9.15.



  《할망소녀 히나타짱 5》(쿠와요시 아사/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21)을 가만히 되읽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새몸으로 다시 태어나게 마련입니다. 몸은 사그라들을 수 있어도, 넋은 언제나 고스란하거든요. 몸은 사라지더라도 마음은 넋과 함께 한결같습니다. 옛몸이 일군 삶도, 새몸으로 짓는 삶도, 우리 넋이 지켜보면서 우리 마음에 자리잡습니다.


  겨울에 시드는 풀포기는 겉몸이 시들어서 사라질 뿐, 씨앗으로 남아서 이듬해에 새롭게 깨어납니다. 시들어 죽는 몸을 슬퍼할 수 있되, 새봄에 새삼스레 푸르게 피어나는 풀포기를 반길 수 있어야지 싶습니다. 나무도 곰도 범도 나비도 무당벌레도 지렁이도 매한가지예요.


  다들 몸을 내려놓습니다. 몸으로 삶을 겪으면서 배우기는 하되, 몸뚱이에 너무 얽매이면 새롭게 빛나는 길로 나아가지 못 합니다. 새롭게 배운 삶빛을 마음올 아로새기면서 새삼새삼 사랑이라는 씨앗을 심으려고 몸을 내려놓습니다. 떠나지 말아야 할 몸이 아닙니다. 가볍게 내려놓고서 넋으로 훨훨 날아오를 몸입니다. 그리고 새몸을 입고 태어나고 자라면서 굳이 옛삶을 안 떠올릴 수 있고, 부러 옛삶을 떠올리면서 이곳에서 차근차근 새길을 열 수 있어요.


  《할망소녀 히나타짱》에 나오는 ‘할망순이’는 ‘할머니 넋을 그대로 이은 아이’입니다. 이 아이는 할머니로서 살던 지난날을 고스란히 품으면서 ‘아이로 새롭게 보내는 하루’도 새록새록 품습니다. 이제 이 할망순이는 할머니이기만 하지도 않고, 아이라고만 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면 누구일까요?


  몸이 아닌 넋을 보면 되어요. 어떤 몸을 입고서 살아가더라도 예나 이제나 반짝반짝 둘레를 밝히는 사랑씨앗을 바라보면 되어요. 보고 보듬고 돌보고 보살피는 동안 어느새 아침이 밝아요. 어루만지고 쓰다듬고 토닥이고 달래는 사이 어느덧 별이 돋습니다. 하루가 흐르는 이곳에서 즐겁게 만나고 헤어집니다.


ㅅㄴㄹ


‘정말 사쿠야는 다 잊어버린 겐가? 하지만 사쿠야가 사다오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도 사다오는 사쿠야를 기억하는구나.’ (13쪽)


‘한 번 할머니까지 살아 본 사람에겐 장래 꿈이라고 해봐야 잘 와닿지 않는다.’ (46쪽)


“네가 열심히 생각해서 준비한 거면 뭐든 다 좋아할 거야. 마음이 담겨 있으니까.” (118쪽)


‘말하자. 말하자. 내가 사다오의 환생한 할머니고, 그동안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른다고. 무슨 일이 있어도, 기억이 사라진다 해도 줄곧 네 행복을 빌고 있다고. 말하는 거야.’ (122쪽)


#桑佳あさ #老女的少女ひなたちゃん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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