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잘 지내시지요?

 지난주에 ㅈ일보 사람들 연락을 받고, 그쪽에서 취재를 온다며 법석을 떨고 찾아와서 보여준 여러 모습을 보며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책이든 도서관이든 있는 그대로 볼 준비가 안 된 사람들한테는 백 마디 말이 아무런 쓸모가 없다고 느낍니다. 우리는 우리 빠르기대로 살아야 하며, 다른 사람들 빠르기대로 살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좇아가려고 하면 가랑이도 찢어지겠지만, 우리 삶터가 죄다 무너질 테니까요. 우리를 만나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우리 빠르기에 맞춰야겠지요. 우리는 자전거를 타거나 두 다리로 걷고 있는데, 골목길에서조차 씽씽 내달리는 자동차를 몰고 와서 사진을 찍어대거나 속사포처럼 물어대는 사람들하고는 아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없습니다. 그들이 우리처럼 자전거를 타거나 두 다리로 걸을 생각이 없다면.

 책을 읽기 앞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사진을 찍기 앞서 자기가 찍으려는 대상이나 사람하고 한식구가 되어야 한다고, 헌책방 나들이를 하기 앞서 책이 무엇인지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고, 숱하게 글을 써 본들 무슨 쓸모가 있을까요. 굶주린 승냥이처럼 먹이감(취재거리)만 찾아헤매는 사람들한테 우리 마음이 다치게 하는 일은, 우리 스스로 멀리해야지 싶어요.

 꼭 그런 뜻에서만은 아니지만, 손전화를 한동안 끊어 두기로 했습니다. 한동안 끊어 둘 수 있는 날짜는 아흔 날, 석 달이라고 합니다. 석 달 동안 끊은 뒤 다시 아흔 날을 더 끊을 수 있다고 하네요. 그동안에는 달마다 삼천 얼마가 전화값으로 빠져나간다고 합니다. 요사이는 손전화에 들어가는 이 만원 조금 넘는 돈도 버겁다고 느껴서 아예 손전화를 없앨까 싶기도 합니다. 집전화가 있고 편지가 있으니까요. 제 연락처를 묻는 분이 있으면, 두 가지 연락처만 알려주시면 좋겠어요.

 ㄱ.사는 곳 : 인천광역시 동구 창영동 4-1번지 3층 (우 401-802)
 ㄴ.인터넷편지 : hbooklove@empal.com

 그물코 사장님이 저한테 보내는 인터넷편지 주소는 몇몇 사람한테만 알려준 편지주소입니다. 그 주소는 다른 이한테 알려주지 마셔요. 엠파스 편지 하나만 알려주시면 돼요. 언론매체에서 연락이 온다면 (사는 곳)만 알려줘서 그 사람들이 손으로든 타자로든 편지를 써서 부치게 하면 더 좋겠어요.

 그물코 사장님은 홍성에서 지내니까 그물코 사장님을 만나보려면 마땅히 홍성으로 찾아가야 하고, 저는 인천에 사니까 저를 만나보려면 마땅히 인천으로 찾아와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으로서 만나볼 생각이라면 홍성이든 인천이든, 찾아가는 일은 쉽습니다. 대중교통 찻삯이거나 조금 더 얹으면 넉넉하니까요.

 아무쪼록 새로운 책 펴내는 일에 힘내시면 좋겠고, 몸 간수도 늘 튼튼히 잘하시면 좋겠습니다~ (4340.8.13.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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