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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를 키운 채식주의자
이동호 지음 / 창비 / 2021년 6월
평점 :
숲노래 책읽기 2023.9.17.
읽었습니다 257
우리 집 네 사람은 고기를 안 먹지도 챙겨먹지도 않습니다. 구태여 고기밥을 먹으려고 나서지 않아요. 고기를 먹는 자리가 있으면 조금 집되, 많이 먹지도 않습니다. 고기를 안 먹고 무엇을 먹느냐고 되묻는 분이 많습니다만, 물을 넉넉히 먹고 바람을 싱그러이 마셔요. 나무하고 풀 곁에서 푸른숨을 듬뿍 받아들입니다. 《돼지를 키운 채식주의자》가 나쁘거나 모자란 책은 아닐 테지만, 이리 읽고 저리 되읽어도 《우리 안에 돼지》하고 《그녀는 왜 돼지 세 마리를 키워서 고기로 먹었나》가 자꾸 떠오를 뿐입니다. ‘가두고 길들이고 괴롭히’면 돼지도 나락도 수박도 딸기도 ‘맛’이 없어요. 가두고 길들이고 괴롭히면 숨빛이 죽거든요. 들딸기 한 알이면 얼마든지 배부를 만합니다. 싱그러이 빛나는 사랑숨을 맞아들일 줄 알면 ‘푸짐한 잔칫밥’이 아닌 ‘사랑으로 푸르게 돌본 살림밥’일 적에 누구나 참살림에 눈뜨겠지요. 고기밥이냐 풀밥이냐 가르려 드니 자꾸 싸우는 말글을 쏟아냅니다.
《돼지를 키운 채식주의자》(이동호, 창비, 2021.6.1.)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