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9.6.


《선생님, 노동을 즐겁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이승윤 글·소경섭 그림, 철수와영희, 2023.7.12.



집에서 포근히 쉬며 하늘빛을 누린다. 어제 해놓은 빨래를 다시 마당에 내놓아 햇볕을 더 먹인다. 새로 빨래를 해서 해바람에 말린다. 이제 하루 내내 풀벌레노래가 흐른다. 1995년 4월 5일부터 어버이집을 나왔고, 새뜸나름이(신문배달부)를 하면서 손빨래를 했다. 어릴 적에도 신은 손수 빨래했고, 어머니 곁에서 집안을 쓸고닦을 적에 걸레빨기를 도맡았는데, 막상 혼자 살림을 하며 빨래를 하자니 꽤 달랐다. “손수 빨래해서 물을 짜고 말리니까 이렇게 개운하구나!” 2009년에 이르러 큰아이 똥오줌기저귀를 손빨래를 할 적에 비로소 겨울에도 따뜻물을 썼다. 2008년까지는 한겨울에도 찬물로 손빨래를 했다. 《선생님, 노동을 즐겁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를 읽고서 놀랐다. 어린이한테 ‘일’을 들려주는 책을 펴내다니, 엄청나구나 싶었다. 다만, 우리말 ‘일’이 아닌 일본스런 한자말 ‘노동’만 쓰는 대목은 아쉽다. ‘심부름’은 시켜서 하는, 시시하거나 싫은 결을 품는 우리말이다. ‘일’은 ‘일다’하고 한뿌리인 우리말이요, 물결이 춤추듯, 스스로 마음하고 몸을 움직여서 어떤 살림을 펴는 결을 품는 우리말이다. ‘노동’은 ‘품팔이’에 가깝다. 스스로 우러나오면 늘 즐겁게 마련이니, ‘참다운 일’이면 눈이 반짝인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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