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2.5세 '노란구미'의 한국.일본 이야기
정구미 지음 / 안그라픽스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9.11.

만화책시렁 578


《한국·일본 이야기》

 정구미

 안그라픽스

 2005.6.17.



  전라도하고 경상도가 이웃으로 지내려면, 두 고장 사람들이 자주 오가면서 마음을 나누고 일자리를 함께할 노릇입니다. 찾아가서 지내야 조금씩 알아보고, 만나서 말을 섞고 생각을 나누어야 마음을 열 수 있어요. 이제는 한국·일본 두 나라는 매우 가깝습니다. 우두머리나 벼슬판은 아직 멀 뿐 아니라 서로 삿대질을 하지만, 살림자리에서 아이를 사랑으로 낳아서 돌보는 수수한 사람들은 ‘나라 아닌 이웃’으로 마주합니다. 《한국·일본 이야기》는 ‘재일교포 2.5세 노란구미’ 아가씨가 ‘일본에서 태어난 몸으로 어떻게 자라왔’으며, ‘어머니랑 아버지가 나고자란 나라였지만 스무 살이 넘어서야 비로소 찾아올 수 있던 이웃나라’에서 말을 배우고 사람을 만나고 배움터를 다닌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한국에서는 그림·디자인을 배우러 일본으로 많이 간다는데, 정구미 씨는 거꾸로 일본에서 한국으로 배우러 왔다지요. 아버지는 먹고살 길을 찾아 일본에서 뿌리를 내렸다면, 정구미 씨는 일과 삶과 짝꿍을 한국에서 찾아 새롭게 뿌리를 내립니다. 다만, 나중에 ‘네이버웹툰’으로 붓길을 뻗으면서 훔침질(표절·트레이싱)을 한 터라 얄궂지요. 배우면서 받아들이는 길이라면 아름답습니다. 슬쩍 베낄 까닭이 없어요. 안타까울 뿐입니다.


ㅅㄴㄹ


한국은 아주 열정적이다. 단결력을 발휘한다!! 단결력이 뛰어난 것은 군대와 관련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는데, 암튼 재미있어서 좋다. 또 한국사람은 김밥을 사랑한다. (25쪽)


우리 할아버지는 일제시대 때 일하러 일본에 가셨다. 전쟁에도 나가셨다. 하지만 총을 쏘다가 디스크에 걸려서 돌아오셨다. 일본에서 아버지가 태어나셨다. 그 당시 일본은 차별이 심한 시대였다. 그래서 아버지는 한국말은커녕 한국조차 모르셨다. 하지만 굳게 마음을 먹은 아버지는 처음으로 한국에 오셨다. 결혼 성공. 어머니는 미대 재수생이셨다. 이렇게 3자매가 일본에서 태어났다. (66쪽)


“일본이 미워! 갑자기 침략해서 일본 문화를 강요했고, 사람들을 괴롭혔잖아. 한국을 그렇게 만든 일본을 용서할 수 없어!” “구미야, 네가 지금 흥분해도 그건 과거의 일일 뿐이야. 우리는 과거를 잊으면 안 되지만, 감정대로 행동해서는 안 돼.” “그래도 엄마, 너무한 일이야.” “너는 학교에서 그런 역사를 배웠지만, 너의 일본 친구들은 잘 모르지? 진실을 모르는 사람을 무조건 비판하면 안 돼.” (141∼14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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