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8.22.


《말하기를 말하기》

 김하나 글, 콜라주, 2020.6.30.



옆마을 포두면에 있는 포두중학교로 두바퀴를 달린다. 고개를 넘고 넘는다. 부릉부릉 옆으로 스치는 쇳덩이를 본다. 예전에는 걷거나 달려서 배움터를 오가는 사람이 많았다면, 이제는 시골도 서울도 스스로 마을빛을 느끼면서 배움터를 오가는 일이 없다시피 하다. 여태 들어가 본 배움터 가운데 ‘고흥 포두중학교’는 갖춤새(시설·설비)가 가장 훌륭한 듯싶다. 그러나 갖춤새보다 멧자락에 들러싸인 터전에, 앞냇물에 잔디터(잔디운동장)가 아름답다. 숲에 안긴 배움터에서는 숲을 들려주고 속삭이고 나눌 적에, 푸른씨도 어른씨도 함께 빛나리라. 《말하기를 말하기》를 읽었다. 나쁜책일 수는 없되, 어쩐지 빈글이 흐르는구나 싶다. 책이름부터 어느 글바치를 흉내낸 티가 나고, 글결도 삶빛이 아니라 꾸밈빛이 넘실거린다. ‘말’이란 ‘마음을 귀로 듣고 느끼려고 내는 소리’이다. 말이 무엇이고 마음이 어떠한가를 먼저 바라보고 받아들여서 배우지 않을 적에는 글도 뒤틀린다. 배웠다 하더라도 느긋이 삭이는 ‘익힘’이 없다면 말결도 글결도 어긋난다. 요 몇 해 사이에 ‘아무튼 꾸러미’가 꽤 나왔는데, ‘보고 듣고 느낀’ 데에서 멈추고서 ‘배움과 익힘’이 없는 채 ‘슬기와 사랑’이 빠진 채 글줄만 늘린다면 무슨 보람이 있겠는가?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