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태극기 2023.8.15.불.
‘하늘’이란 ‘하나인 울(우리)’이지. 크게 하나를 이루기에 ‘하늘’이기도 하고, 바람·숨결·마음·빛이 어우러지거나 어울리기에 ‘하늘’이기도 해. ‘하늘·바라기’를 한다면, ‘한빛·바라기’이자 ‘한넋·바라기’이고 ‘한길·바라기’라 할 만하지. 하나로 하늘을 품고서 날기에 ‘한나래(한날개)’이기도 해. 이렇게 하나를 ‘하나’라 하고 ‘하늘’이라 하면 누구나 쉽게 알겠지. 그런데 ‘하나·하늘’도 ‘한나래’도 ‘한빛·한넋·한길’이라고도 말을 하지 않으면, 뭔 뜻이거나 소리인지 영 모를 만해. 또는 속뜻을 숨기거나 감추지. ‘태극’이 무엇일까? ‘太極’이라 적으면 알겠니? 이 글씨는 그냥 글씨야. 네가 영어를 알고 영어로 생각을 지으면, 영어로 네 마음을 적겠지. 네가 네 삶을 알고 네 사랑을 편다면, 너는 네가 삶과 사랑을 그리는 말씨로 네 생각을 담겠지. “어우러지며 빛나는 오롯한 하나”라면 ‘한꽃’이라 할 수 있어. ‘빛’도 ‘넋’도 ‘길’도 ‘나래’도 ‘꽃’도 어울리고, 수수하게 ‘하나’라 할 수 있지. 또는 ‘암수·암수하나(양극)’나 ‘두하나(이태극)’나 ‘세하나(삼태극)’이라 할 수 있어. 어느 말을 쓰든, 네가 네 마음이 빛나도록 담아내면 넉넉해. 흉내를 안 내면 돼. 아는 척이나 아는 시늉을 안 하면 돼. 아는 그대로 언제 어디에서나 꽃송이처럼 피우면 돼. 꽃이 왜 꽃이겠니? 끝을 차지하는 꽃이자, 하늘숨하고 땅숨을 이어서 여미기에 태어나는 꽃이란다. 너희 사람을 봐. 풀꽃나무랑 새뿐 아니라, 너희도 둘레 뭇숨결도 ‘하늘(바람·숨)’에다가 ‘땅(먹을거리·밥·물)’을 받아들이는 하나란다. 너희 한몸은 그저 그 모습으로도 한꽃(태극)이야.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