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6.5.


《외계인 친구 도감》

 노부미 글·그림/황진희 옮김, 위즈덤하우스, 2021.10.20.



사흘볕이다. 사흘 동안 볕날이다. 올해에는 유난히 쉼날(휴일)이 잦은 듯하다. 시골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으레 이레일(주7일노동)인 터라 따로 흙날(토요일)이나 해날(일요일)을 안 가리지만, 나래터(우체국)나 어디를 다녀오려 하면 자꾸 쉼날이 걸린다. 게다가 갈수록 다들 너무 일찍 닫는다. 나래터를 비롯한 나라일터(공공기관)는 오히려 더 늦게까지 열면서 ‘갈마들기(교대제)’를 해야지 싶다. 갈마들기를 하면 일자리가 늘 텐데. 여느때에 모두 일터에 나와 핀둥거리지 말고, ‘나흘일(주4일근무)·사흘일(주3일근무)’로 바꾸든지, ‘아침일·저녁일’로 갈라서 나라일터를 오래 지킬 노릇이라고 본다. 《외계인 친구 도감》을 덮는다. 노부미 그림책을 처음 마주할 적에는 ‘남다르다’ 싶었으나, 하나하나 챙겨서 읽자니 ‘다른 듯하지만 똑같은 굴레’에서 헤어나지는 않는구나. 더구나 이 그림책은 ‘친구’가 아니라 ‘날치기·잡아가는·잡아채는’ 이웃별 이야기를 다룬다. 책이름을 엉뚱하게 바꾸니, 줄거리도 옮김말도 뒤틀린다. 이웃별 사람들이 푸른별 아이들을 ‘잡아가’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하는 줄거리를 살짝 익살맞게 담은 그림책이다. 제발 엉터리로 옮기지 말자. ‘숨은 아름책’이 얼마나 많은데 …….


#のぶみ #さらう宇宙人図鑑


너의 머리 바로 위에

→ 네 머리 바로 위에


내가 바로 천사 자세

→ 내가 바로 날개처럼

→ 내가 바로 바람빛


작은 것에도 쉽게 상처 받는 여린 성격이야. 신중하게 말해야 해

→ 작은 것에도 쉽게 다칠 만큼 여려. 가만히 말해야 해

→ 작은 것에도 쉽게 멍들 만큼 여려. 잘 말해야 해


너에게 쉽게 반할 거야. 특히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해

→ 너한테 쉽게 반하지. 마음을 더 바짝 차려야 해

→ 너한테 쉽게 반해. 마음을 더욱 바짝 차려야 해


유에프오가 지그재그로 날고 있으면 잠시 후에

→ 반짝이가 이리저리 날면 조금 뒤에

→ 반짝나래가 널뛰며 날면 곧

→ 반짝빛이 춤추며 날면 이윽고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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