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8.13.


《팔로마르의 아이들》

 힐베르트 에르난데스 글·그림/박중서 옮김, goat, 2020.5.30.



풀벌레노래가 하룻내 넘실거린다. 이 하루를 푸르게 누린다. 한여름까지는 개구리노래에 멧새노래를 실컷 즐겼다면, 늦여름하고 첫가을이 만나는 길목에서는 풀벌레가 흐드러지게 베푸는 노래를 듬뿍 맞이한다. 멧제비나비가 마당을 가른다. 새까만 날개로 하늘하늘 춤추는 무늬가 눈부시다. 헛간에서 새끼를 낳은 마을고양이가 이야옹 냥냥 가늘게 운다. 참말로 마을고양이는 우리 헛간에서 해마다 새끼를 낳는구나. 밥하고 빨래하고 쉬고 생각하고 이야기하고 일하며 하루를 보낸다. 《팔로마르의 아이들》을 돌아본다. 이웃나라에서는 ‘대단한 그림꽃(만화)’로 여길는지 모르나, 우리 삶빛하고는 썩 안 어울릴 뿐 아니라, 줄거리나 이야기도 좀 엉성하다. 〈스티븐 유니버스〉라는 그림꽃을 한글판으로 옮기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모든 그림꽃을 아이랑 어른이 함께 볼 수 있어야 하지는 않겠지만, 아이한테 보여줄 수 없는 줄거리에 그림결로 담아낸다면, 좀 덜되거나 안 익은 그림꽃이라고 느낀다. 아이들이 먹을 수 없는 밥을 차려 놓고서 억지로 먹이면 어찌 되겠는가? 여느 글하고 그림도 매한가지이다. 빛꽃(사진)은 더더구나. ‘낮출 눈높이’가 아닌 ‘헤아릴 눈높이’여야 가만히 빛난다. 오늘은 ‘띠·띠앗’이라는 낱말을 풀어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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