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3.8.5.

오늘말. 날빛


나이를 앞세우면 힘으로 억누르더군요. 나이가 아닌 날씨를 살피고 날빛을 읽으며 날흐름을 헤아리는 눈길일 적에는, 반짝이는 마음으로 마주하면서 눈부신 숨결로 어울려요. 하루를 적습니다. 하루가 어떤 자취인지 돌아보면서 하루글을 남깁니다. 우리가 누린 삶을 얘기합니다. 오늘글을 써서 나누고, 삶적이로 생각을 밝힙니다. 살림을 꾸리는 수수한 글 한 자락은 풀빛글이요 들꽃글입니다. 끝까지 나이를 내세우려는 사람이 있다면, 악착같이 나이에 얽매이는 분이 있다면, 살그마니 빠져나와서 바깥바람을 쐽니다. 우리 삶에서 첫째로 여길 대목은 ‘나이’일까요, ‘나(그리고 너)’일까요? 어느 일을 꼭 힘차게 해야 하지 않습니다. 기운좋게 일하는 날이 있고, 느슨하거나 느리게 쉬는 날이 있습니다. 머드러기처럼 앞장서는 날이 있고, 포근히 숨돌리는 날이 있어요. 비가 오는 날씨가 시원합니다. 볕이 가득한 날빛이 환합니다. 모든 하루는 대단하지요. 사람도 풀벌레도 나비도 거미도 훌륭합니다. 우리는 이 별에서 놀랍도록 새롭게 하루를 짓고 나누면서 살아갑니다. 으리으리한 집이어야 하지 않겠지요. 별빛을 마루에서 바라보면서 여름날을 보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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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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