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5.24.
《좋아하게 될 사람》
타카하시 신 글·그림/이은주 옮김, 시공사, 2003.10.24.
해가 난다. 구름도 짙다. 바람이 가볍다. 멧새소리도 가볍다. ‘재’라는 낱말하고 얽힌 밑말풀이를 잇다가 부지런히 짐을 꾸려 읍내 우체국으로 간다. 시골버스는 시골 푸름이가 사납놀이를 일삼는 째지는 목소리로 넘친다. 말리거나 나무라는 어른이 없는 민낯을 느낀다. 버스일꾼도 숲노래 씨도 이 딱한 시골 푸름이를 타이르곤 하지만, 마주칠 적마다 무리를 지어서 사납놀이를 일삼으니, 이제는 손을 뗀다. 시골 푸름이는 스스로 갉아먹는 줄 모른다. 이들 어버이는 아이들이 얼마나 바보스레 사납짓을 해대는지 알까? 요즈막은 꽝(미사일·발사체)을 쏜다느니, 고흥까지 길(고속도로·기차)을 늘리도록 어마어마한 돈을 나라가 들여야 한다느니 시끌시끌하다. 애어른이 똑같다. 《좋아하게 될 사람》을 되읽었다. 문득 떠오르면 《좋은 사람》을 처음부터 끝까지 되읽고, 마무리로 《좋아하게 될 사람》을 되읽는다. 이제는 ‘손으로’ 이만 한 그림꽃(만화)을 엮거나 풀어낼 사람이 드물거나 없을 수 있다. 새로 나오는 그림꽃은 꾸준히 있되, 어쩐지 약빠른 장삿속하고 노닥짓·살섞기에 싸움질이 넘친다. 삶을 사랑으로 가꾸면서 살림을 짓는 어진 마음을 푸르게 풀어낼 줄 아는 이야기를 잊어버리면, 사람은 스스로 죽음길로 치다릴 뿐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