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3.7.30.

오늘말. 파랗다


떵떵거리는 사람을 보면 딱합니다. 꺼드럭거리는 치를 보면 불쌍합니다. 우쭐대는 이를 보면 안쓰럽습니다. 뽐내는 저이는 얼마나 가난한 마음인가요. 뻐기는 이이는 더없이 외로운 듯싶습니다. 하늘빛은 누구한테나 파랗습니다. 바다에도 뭍에도 들에도 숲에도 하늘빛살은 파릇파릇 퍼져요. 파랑이 풀잎에 스며들어 빛깔이 사르르 녹으니 싱그러이 반짝이는군요. 그러고 보면 모든 씨앗은 하늘숨을 머금어요. 사람도 나무도 파랑이라는 빛결을 품으면서 가만히 퍼뜨리는 숨붙이입니다. 거품을 하얗게 일으키는 물결이 온누리를 시원하게 적십니다. 투투투툭 내리는 빗줄기가 온마을을 정갈하게 씻습니다. 그래서 서로 푸르게 마주합니다. 찬찬히 우러나는 이야기를 펴고, 하나하나 자라나는 속말을 나눕니다. 푸른꿈을 그리기에 이 꿈씨에서 즐거운 웃음꽃이 비롯합니다. 파란사랑을 바라기에 이 사랑씨앗에서 기쁜 노래꽃이 말미암습니다. 하늘을 보고 땅을 보아요. 나를 생각하고 너를 헤아려요. 함부로 내뱉지 말고, 사근사근 말을 걸어요. 우리 목소리는 언제나 노래입니다.


ㅅㄴㄹ


떵떵거리다·꺼드럭거리다·우쭐대다·으스대다·뽐내다·뻐기다·믿다·다짐·뱃심말·보다·여기다·생각하다·외치다·부르짖다·소리치다·뱉다·내뱉다·목소리·목청 ← 장담(壯談), 호언(豪言), 호언장담


까닭·뜻·영문·때문·탓·빌미·씨·씨앗·그래서·따라서·비롯하다·말미암다·머금다·불거지다·불씨·불티·처음·생기다·셈·셈판·속내·속뜻·속말·속셈·우러나다·일·일다·일어나다·일으키다·있다·퍼뜨리다·퍼지다·풍기다 ← 소치(所致)


파랗다·파랑·파란빛·파르스름하다·파릇하다·하늘빛·하늘빛살 ← 청색(靑色)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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