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소쩍새 2023.7.18.불.



누구나 스스로 듣고 싶은 대로 가려서 들어. 모든 소리는 너희 둘레에 늘 흐른단다. 너희는 너희 하루를 이룰 소리로 여길 적에 귀를 열고서 ‘소리에 실린 삶’을 느끼고 읽지. ‘소리에 실린 삶’은 모두 다른데, 섣불리 ‘좋은소리·나쁜소리’로 가르지는 마. 네가 마음에 안 드는 소리여도 다른 누구는 마음에 들어하기에 그 소리가 있어. 그리고 ‘다른 누구’는 ‘스스로 마음에 들어하는 소리’라서, 다른 사람도 부디 그 소리를 듣기 바라지. 너는 여름밤 개구리소리를 들을 수 있어. 소쩍새에 휘파람새가 들려주는 소리를 함께 들을 수 있지. 네가 네 삶으로 받아들이려는 소리로, 넌 오늘 ‘어떤 삶’을 반짝반짝 느끼고 누리니? 네가 느끼고 듣는 소리로 네 마음하고 몸에 어떤 빛살이 흐르도록 북돋우니? 길에서 춤을 즐기는 ‘비보이·비걸’이 있어. ‘길춤’을 즐기는 이들은 노래를 가리지 않아. 아니, 소리를 가리지 않는단다. 어느 소리이든 스스로 몸을 새롭게 움직이도록 ‘기름’을 발라준다고 여겨. 그래서 ‘잔소리(잡음)’가 없어. 너희가 듣고 느끼는 모든 소리는 너희가 새롭게 보고 느껴서 배울 길 한켠을 건드리거든. ‘풀죽임물(농약)’ 치는 소리이기에 나쁠는지 모르는데, 이 소리가 왜 들리는지 생각해 봐. 내치거나 꺼리거나 미워하는 마음이 아닌 ‘생각하는 마음’으로 너 스스로를 돌보렴. 범나비랑 부전나비가 팔랑이는 소리가, 구름이 구르는 소리가, 비가 내리는 소리가, 설거지하는 소리가, 빨래하는 소리가, 먹고마시는 소리가, 늘 너를 다 다르게 일으켜. 그러니, 일어나서 두 팔을 하늘로 뻗으렴. 어깨를 펴고, 네 다리에 힘을 주어 땅을 디디렴.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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