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창조자 2023.1.13.쇠.



모든 사람은 저마다 짓는단다. 하루를 다 다르게 지어. 눈물바다를 짓기도 하고 웃음바다를 짓기도 해. 짜증을 짓기도 하고 노래를 짓기도 하지. 일이나 놀이를 짓고, 사랑이나 미움이나 꿈이나 지겨움을 지어. 짐을 지는 굴레를 스스로 짓고, 훌훌 털고서 훨훨 날아오르는 길을 지어. “누구나 지음이(창조자)”인 줄 먼저 느끼고 보고 알기를 바라. 네가 겪거나 맞아들이는 하루는 네가 스스로 지었어. 남이 안 지었단다. 무엇이든 네가 지었으니 “아! 왜 이런데!” 하고 성을 내거나 지겨워하면 ‘성날 일’이나 ‘지겨울 일’이 잇달아 오고, 더 크거나 깊이 오지. 너는 네가 말을 터뜨리는 대로 짓거든. 네 말은 네 마음에 네 빛으로 새기는 씨앗이야. 그래서 너는 ‘지음이(창조자)’란다. ‘지음’이란 바로 “마음에 빛으로 새기는 말로 네가 삶을 누려서 몸에 새기는 이야기”이거든. 다시 풀어본다면, ‘지음 = 말지음 = 마음지음 = 삶지음 = 몸지음’인 얼개이고, ‘넋으로 생각을 지어내기에 무엇이든 거리끼지 않고 다 해보면서, 느끼고 겪어 알아간다’는 뜻이야. ‘생각짓기(생각하기)’란, ‘알아가려는 빛흐름’이야. 알려고 하는 넋이기에 생각을 짓지(하지). 알려고 하지 않으면, 생각을 짓지 않아. 알려고 하는 넋을 잊으면서 차츰 잃어가면, ‘알지 못하는’ 몸이 되고, ‘알지 못 하는 몸 = 철이 없음 = 바보 = 시키는 대로 따라가는 종(노예)’이란다. ‘쓸데없이 짓는 일’은 없어. ‘나쁜것을 짓지’도 않아. ‘알아’가면서 눈을 틔우고 넋이 자라지.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