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행복이란 2023.1.25.물.
바로 알아차리거나 알아들을 수 있지 않다면, ‘말시늉’을 하는 셈이야. 너희는 ‘종교·철학·사회·문화·문학·교육·정치·연예·예술·과학’ 같은 ‘말시늉’을 쓰더구나. ‘말’이 아닌 ‘말시늉’이지. 다른 쉬운 낱말로 풀어내어야 비로소 알아차리거나 알아들을 수 있으니까. ‘행복’도 ‘말이 아닌 말시늉’이야. 헤아려 보렴. ‘행복’이란 무엇이니? 삶을 그대로 그려내지 않으면 ‘시늉·허울’이야. 마음을 그대로 옮겨내지 않으면 ‘껍데기·치레’야. 생각을 그대로 실어내지 않으면 ‘속임·가림’이지. 시늉·허울·껍데기·치레·속임·가림에서 맴도는 ‘행복’을 찾거나 바라거나 소리내지 마. ‘말시늉’이 아닌 ‘말’을 네 마음에 담으렴. 그러니까 ‘교육’을 하지 말고 ‘받아들이’고 ‘배우’고 ‘느끼’렴. 남들이 쓰는 말시늉이라 하더라도 섣불리 따라하지 마. 이른바 ‘떠돌이말(유행어)’이나 ‘틀말(사회용어)’을 혀에 얹지 마. 떠돌이말을 혀에 얹으면 네 넋이 떠돈단다. 틀말을 혀에 얹으면 네 넋을 스스로 마구 망가뜨리고, 부스러기말을 혀에 얹으면 네 넋은 부스러기를 좇고 붙잡느라 기운이 빠져서 빛을 빼앗겨. 간추리자면, 행복이란 허울이고 껍데기야. 교육·사회도 문화·문학도 다 겉치레에 눈속임이야. 겉으로 번드레하게 꾸미는 시늉에 놀아난다면, 네가 너를 스스로 수렁에 빠뜨리는 셈이란다. ‘행복하기’ 아닌 ‘살아가며 사랑하는 사람’으로 가렴. ‘노래하고 꿈꾸고 춤추는 오늘’을 살면 돼. ‘웃고 놀고 쉬고 일하는 살림’을 지으면 돼.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