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5.15.
《고르고 고른 말》
홍인혜 글, 창비, 2021.11.24.
김을 장만하러 저잣마실을 간다. 이제는 제법 더운 볕이다. 매캐한 하늘을 본다. 시골조차 먼지더미라면, 서울(도시)은 얼마나 끔찍할까. 그런데 이 끔찍하늘(매캐하늘)을 곰곰이 보면서 깨끗하게 바꿀 마음인 사람이 드물다. 하늘을 볼 틈이 없다고 여기고, 서울(도시)에서는 참말로 하늘을 볼 구석부터 드물다. 바쁘고 붐비고 막히고 갇힌 채 ‘바람이 매캐하고 별을 못 보는 삶’을 못 깨닫는다. 우리는 스스로 어떤 곳에서 하루를 보내는가. 아이들한테 어떤 터전을 물려주려 하는가. 이런 곳에서 살며 글을 쓴다면 무슨 줄거리를 옮길 만할까? 《고르고 고른 말》을 읽었다. 서울(도시)에서 살며 서울살이만 마음에 담기에 “고르고 골랐다”고 해본들 ‘서울 울타리(인서울)’일 뿐이다. ‘삶’도 ‘살림’도 ‘사랑’도 아닌, ‘숲’도 ‘하늘’도 ‘들’도 ‘바다’도 아닌, 더 나아가 ‘사람’이며 ‘사이’까지 아닌, 이름·돈·힘이라는 굴레에서 글감이 맴돈다. 쳇바퀴가 나쁠 일은 없되, 쳇바퀴에 스스로 깃들고서 맴돌면 ‘생각’이 없다. 생각이란, 머리에 문득 떠오르는 반짝이는 빛이 아니다. 생각이란, 하루를 새롭게 지피고 일으켜서 푸르게 일렁이는 바람빛이다. 전기로 밝혀도 안 어둡다지만, 참빛은 별빛이요 햇빛이고 꽃빛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