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특혜 2022.8.27.흙.



사람들은 곧잘 ‘특혜’라는 말을 하더군. “특별한 혜택”을 줄인 ‘특혜’라지? 남한테는 없거나 안 해주는 일을 뭔가 애써서 해준다는 ‘특혜’일 텐데, 잘 보렴. 삶에 ‘다르지’ 않은 일이 있니? ‘남다르지’ 않은 일이 있어? 일이든 살림이든 해보면 알겠지. 힘을 다하지 않으면 아무리 자그마한 일도 안 되고 말아. 어떤 작은 일이어도 늘 온힘을 다하고 온마음을 다하기에 이룬단다. 설거지에 온힘·온마음을 다하지 않으면, 찌꺼기가 남거나 그릇을 깨뜨리지. 호미질·삽질에 온힘·온마음을 다하지 않으면, 일이 안 끝나. 예전에 들은 말이라 여겨서, 온힘·온마음을 다하여 듣지 않을 적에는, 또 잊고 자꾸 잊는단다. 수저질에 온힘·온마음을 다하지 않으면 흘려. 네가 걸을 수 있는 까닭, 흐르는 물에 손낯을 씻을 수 있는 까닭, 숨을 쉬고 잘 수 있는 까닭, 빗소리를 느끼고 꽃송이를 볼 수 있는 까닭도, 네가 이 모든 작아 보이는 일에 온힘·온마음을 다하기 때문이야. 둘레를 보면 돈·이름·힘이 안 된다고 여기어 온힘·온마음은커녕 아예 손을 놓거나 떠넘기는 이들이 있지. 이들은 큰돈·큰이름·큰힘에 빌붙으려고 그들 삶을 그만 놓아버린 셈이란다. 그러니까 알아두렴. 가장 작거나 하찮아 보여서 귀찮거나 성가시거나 번거롭다고 여기는 일부터 온힘·온마음을 다한다면, 너는 늘 네 삶을 새롭게 지으면서 스스로 빛난단다. 스스로 빛나는 사람이야말로 ‘작기에 유난히 큰넋’이야. ‘특혜’는 남이 안 줘. 늘 온힘·온마음을 다하는 네가 스스로 짓지.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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