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힐끗 2022.9.1.나무.



스스로 마음을 곧게 다스린다면, 어느 곳도 안 기웃거리지. 마음을 곧게 안 다스리기에, 자꾸 힐끗힐끗 딴곳을 쳐다본단다. 네가 마음을 모아 촛불을 바라볼 적에 밤하늘 별을 헤아릴 까닭이 없어. 네가 누구랑 이야기를 할 적에 옆으로 부릉부릉 지나가는 쇳덩이를 쳐다볼 까닭이 없어. 둘레에서 시끄럽구나 싶은 소리가 들리니? 너 스스로 시끌소리를 받아들일 만큼 마음이 흐트러진 셈은 아니니? 가만히 사랑으로 온마음을 하나로 다스릴 적에는 구름소리도 바람소리도 새소리도 풀벌레소리도 매미소리도 물결소리도 네 귀에 닿지 않아. 네가 스스로 ‘한마음·온마음’이 아니라고 알려주는 ‘힐끗질’이란다. 어느 쪽을 보든 마음에는 네 꿈그림이 흐를 노릇이야. 어느 길을 가든 마음으로 먼저 보렴. 네가 네 마음으로 먼저 본다면, 네 길(앞길·옆길·뒷길·샛길)은 어디나 너그러워. 네가 마음으로 보기를 잊기에 언제나 딴짓이 스며들고 딴길에서 맴돈단다. 넘어지거나 부딪히더라도 네 길이야. 쓴맛이나 나가떨어지더라도 네 길이지. 이기거나 올라서려 할수록 힘이 빠지고 기운이 사라진단다. 잘되어도 안되어도 모두 삶이라는 길이요, 어느 길에서건 너를 일으키고 살리는 실마리가 있어. 너는 너를 바라보기에 모든 길을 즐겁게 가면서 놀이를 하고 노래를 하지. 어린이를 봐. 어린이는 길을 가리지 않아. 그저 다 놀이로 바꾸고 노래로 피워낸단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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