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7.6.


《헤이즐의 봄 여름 가을 겨울》

 피비 월 글·그림/신형건 옮김, 보물창고, 2023.4.20.



볕날 이틀째. 이불을 털고 말린다. 빨래를 새로 한다. 볕바라기를 하려는데 하늘이 매캐하다. 이곳저곳에서 풀죽임물(농약)을 뿌리는구나 싶다. 서울(도시)은 언제나 쇠방귀(자동차 배기가스)로 매캐하다면, 시골은 노상 풀죽임물로 말라붙는다. 큰아이하고 저잣마실을 다녀온다. 나무가 우거진 기스락을 골라서 거닐면 시원하면서 푸르다. 나무 한 그루 없는 데를 걸으면 후끈하고 숨막힌다. 오늘 고흥읍 한켠에서는 ‘새 공원 완공식’을 저녁 19시에 한다고 시끌시끌하다. ‘드론쇼’에 ‘김연자 초청’을 했으니 구경하라고 마을알림을 해대는데, 시골에서 무슨 저녁버스를 타고 나가는가? 참 어이없다. 《헤이즐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읽었다. 숲에서 네 가지 철을 맞이하는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여미려고 애썼구나 싶은데, 옮김말이 너무 엉성하다. 그리고 ‘놀이’가 너무 적다. 철마다 이런저런 일을 바지런히 하기도 하지만, ‘어른 아닌 어린이’가 누릴 ‘철그림책’이라면, ‘엘사 베스코브’하고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책이 일찌감치 보여주었듯 ‘놀이하는 숲 + 숲에서 노래하는 하루’를 담을 적에 철빛이 저절로 물든다. 숲을 등진 어른들이 서울(도시)에서 낳은 아이들한테 ‘자연이라는 교훈’을 억지로 심으려 하지 말자.


#LittleWitchHazel #AYearintheForest #PhoebeWahl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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