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7.7.


《진실된 이야기》

 소피 칼 글·사진/심은진 옮김, 마음산책, 2007.1.25.



엊저녁부터 구름이 모이더니 이른아침부터 가랑비가 듣는다. 아침이 밝을 즈음부터 빗줄기가 굵다. 하룻내 비날로 나아간다. 어제는 풀죽음물 기운이 그득하다고 여겼더니 하늘이 좍좍 씻어 준다고 느낀다. 올해에는 마을에서 풀죽음물이나 죽음거름(화학비료)을 치고 나면 곧장 비를 뿌려서 ‘그딴 짓은 부질없단다’ 하고 알려준다. 이 대목을 이제는 누구나 느껴야지 싶다. 논밭을 살리고 땅을 북돋우려면 ‘죽임길(농약·화학비료·비닐·농기계·스마트팜)’이 아니라 ‘살림길(숲)’을 바라볼 노릇이다. 《진실된 이야기》를 읽었다. 처음 펼 적에는 ‘아, 지난날 굴레와 수렁이 이렇구나’ 하고 느끼다가, 단출한 글밥에 성긴 엮음새에 ‘왜 굳이 책을 냈나’ 하고 갸우뚱했다. ‘전시도록’하고 ‘책’은 다르다. 이분한테는 책도 ‘설치예술’일 뿐이로구나 싶다. 설치예술이 나쁠 일은 없다. 가만히 보면 모든 책은 처음부터 이미 설치예술이다. 지음이는 글·그림·빛꽃으로, 엮음이는 엮음새로, 꾸밈이는 꾸밈새로, 펴낸이는 펴내어 책집에 넣어 사람들한테 알리고 파는 매무새로, 책집지기는 책시렁에 놓는 차림새로, 읽음이는 책집마실로 장만하여 손에 쥐는 하루살림으로, 언제나 ‘책 하나로 살림(설치예술)’을 하게 마련이다.


#DesHistoiresVraies #SophieCalle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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