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3.6.25.

다듬읽기 16


《매일 휴일 1》

 신조 케이고

 장혜영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2.5.30.



《매일 휴일 1》(신조 케이고/장혜영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2)를 읽다가 예전에는 그냥그냥 지나쳤을 낱말을 새삼스레 돌아보았습니다. ‘연금’이라는 한자말은 세 가지가 있는데, 우리는 얼마나 알까요? 쉬우면서 또렷하게 우리말로 마음을 밝히는 길을 생각할 수 있을까요? ‘민간요법’이란 무엇을 가리킬까요? 그냥그냥 쓰느라 정작 속뜻을 모르지 않을까요? “두 사람의 단독주택 라이프가 시작되다”는 아주 엉터리로 쓰는 일본말씨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쓰는 말씨를 멋스럽다고 여기지 않나요? 이런 말씨가 ‘서울스럽다(도시적)’고 여기면서 즐기지는 않나요? 어깨에 힘을 잔뜩 넣는 말씨로는 삶을 못 밝힙니다. 어깨에 힘을 빼고서 나긋나긋 나누려는 말씨에 비로소 사랑이 흐를 만합니다. 투박하고 작게 나아가려는 발걸음과 손짓에서 서로서로 헤아릴 줄 아는 즐거운 이야기가 흐를 수 있습니다.


ㅅㄴㄹ


와다 하나에, 83세, 연금 생활

→ 와다 하나에, 83살, 곁돈살림

→ 와다 하나에, 83살, 꽃돈살림

16쪽


난 그런 민간요법은 안 믿어

→ 난 그런 들살림은 안 믿어

→ 난 그런 돌봄길은 안 믿어

38쪽


두 사람의 단독주택 라이프가 시작되었습니다

→ 두 사람은 한채살림을 열었습니다

→ 두 사람은 한칸집에서 지내습니다

44쪽


새싹 움트는 화창한 4월의 점심시간

→ 새싹이 트는 밝은 4월 낮밥때

→ 맑게 움트는 4월 낮밥

46쪽


하지만 오늘은 조금 중대 발표가 있었습니다

→ 그러나 오늘은 조금 놀라운 말을 했습니다

→ 그러나 오늘은 좀 큰일을 밝혔습니다

61쪽


태그가 달려 있네요

→ 꼬리가 달렸네요

→ 보람이 달렸네요

83쪽


저녁 뭐 먹을지 고민 중이냐

→ 저녁 뭐 먹을지 생각하냐

86쪽


원하는 대로 만화가가 됐으면 좋겠다

→ 바라는 대로 그림꽃님이 되면 좋겠다

98쪽


이대로 점점 유명해지면 먼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 이대로 조금씩 드날리면 먼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 이대로 차츰 펄럭이면 멀리 가겠다고 생각했는데

13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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