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5.1.


《소리 교육 2》

 머레이 셰이퍼 글/한명호·박현구 옮김, 그물코, 2015.9.20.



올해 첫봄에는 이른더위가 벌써 오나 했으나, 한봄에는 틈틈이 사흘비(사흘 동안 궂거나 비오는 날)가 있으면서 이른더위를 식히고 먼지띠를 쓸었다. 지난 열 몇 해를 돌아보면, 첫봄에서 한봄으로 넘어설 즈음부터 여름이다 싶었으나, 올해에는 봄이 차분히 가라앉았다. 대단히 고마우면서 반짝이는 하늘빛으로 바뀌는데, 이 대목을 느끼거나 눈치챈 이웃은 얼마나 될까. 엊그제 비가 오던 날 우리 집 마당에 두꺼비가 나와서 비를 시원히 맞았다. 오늘은 작은새 주검을 둘 본다. 몸을 고이 내려놓고서 새빛으로 태어나렴. 너도 나도 언제나 빛이야. 숨빛이고 눈빛이고 삶빛이지. 우리는 언제나 말빛과 마음빛과 노래빛을 주고받으면서 이곳에서 어우러졌어. 이다음에 새롭게 만나자. 《소리 교육 2》을 가볍게 읽는다. 작고 얇은 책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읽다가 이 나라 배움터를 돌아본다. 우리는 어린이·푸름이한테 ‘국영수’에 ‘입시지옥’을 물려줄 뿐이다. 이다음에는 ‘대학졸업장’에 ‘돈바라기’를 이어줄 뿐이다. 아이들이 물려받을 ‘숲’에 ‘사랑’을 헤아리는 어버이나 어른은 얼마나 될까? 우리가 쓰는 글은 아이들이 이어받을 ‘삶’에 ‘살림’일까? 아니면 서로 미워하면서 금긋고 싸우다가 힘·이름·돈을 거머쥐는 굴레일까?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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