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숲노래 말넋 2023.6.11.

오늘말. 뚫다


꾸준히 안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누구나 다 다르게 바지런합니다. 잘 봐요. 다들 숨을 꾸준히 쉬는걸요. 꾸역꾸역 숨쉬는 사람은 없어요. 앓아누운 나머지 숨이 가쁘더라도 가만히 고르게 차근차근 숨을 쉬게 마련입니다. 마음에 사랑씨앗을 품고서 천천히 다가서지 않으니 모든 일이 어렵습니다. 파고들 일도 매달릴 일도 없습니다. 애써 캐내거나 뚫어야 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마음을 넉넉하며 너그러이 기울여서 맞아들이면 스스로 아름답고 서로 즐겁습니다. 곧바르게 세울 뜻이나 똑바르게 일으킬 목소리가 나쁠 일은 없어요. 그런데 나 혼자 바르고 너는 안 바르다며 자를 수 없다고 느껴요. 우리는 언제나 다르게 살아가면서 서로서로 다 다른 삶을 찬찬히 배우면서 살뜰히 하루를 짓는 길이라고 느낍니다. 한 걸음씩 지며리 걸어요. 두 걸음을 부드러이 이어요. 별빛을 살피고 들꽃을 보면서 사랑을 알아보기를 바라요. 어린이 곁에서 생각하면 아무런 억지가 불거지지 않아요. 어른끼리만 목소리를 높이니 그만 어거지로 흐르고, 밤낮으로 고단하게 옭매는 굴레가 생기는구나 싶어요. 해는 줄곧 찾아옵니다. 날마다 제때에 비추는 해처럼 다가가 봐요.


ㅅㄴㄹ


가지런·나란히·고르다·바지런·부지런·반듯하다·번듯하다·꾸준히·꼬박꼬박·꾸역꾸역·자꾸·밤낮·잇달다·잇다·이어가다·줄곧·줄줄이·줄기차다·한결같이·제대로·제때·지며리·늘·노상·언제나·그대로·이대로·차근차근·찬찬히·하나하나·나날이·날마다·으레·-씩·곧다·곧바르다·똑바르다·바르다·알뜰하다·살뜰하다·알차다·짜임새 있다 ← 규칙적


파다·파고들다·파헤치다·뚫다·캐다·캐내다·따지다·살피다·살펴보다·알아보다·보다·다루다·다가서다·다가가다·짚다·헤아리다·마음쓰다·기울이다·생각하다·쏟다·억지·어거지·매달리다·붙들다 ← 천착(穿鑿)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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